'LG 디지털 파크'가 올레드(OLED) TV 화질·음질을 보완하는 기술 분석장으로 떠올랐다. OLED 자연색 화질을 구현하기 위해 1000개 이상 세부 화질을 측정·분석한다. 사람이 듣는 소리를 121개로 나눠 100번 이상 음향 조정 작업을 거친다. LG 올레드 TV는 디지털 파크의 엄격한 품질 관리를 거쳐 세계 최고 TV로 평가받았다.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한 LG 디지털 파크 R1동에는 높이 2m가 넘는 기기가 햇빛을 가리는 2중 암막 커튼에 쌓여 있었다. 기기는 좌우상하, 대각선까지 720도를 회전하며 TV속 화질을 측정했다. 어둡고 고요한 실험실에서 LG전자 연구원이 화면을 응시했다.
해당 기기는 LG전자 올레드 TV 화질을 측정·분석하기 위한 '화질 자동 측정 시스템'이다. LG전자는 완벽한 암실 환경 구현을 위해 신경썼다. 올레드 TV 특유의 순수한 블랙을 기반으로 한 정확한 색상 분석을 위해서다.
박유 LG전자 HE사업본부 TV화질팀 책임연구원은 “올레드 TV 화질을 측정할 때는 휴대폰도 함께 들어가지 못한다”며 “핸드폰 (미세한) 불빛조차 화질 평가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LG 올레드 TV는 백라이트 없이 화소 하나 하나가 스스로 빛을 낸다. 3300만개 부분화소가 구현하는 순수한 블랙을 바탕으로 자연색에 가까운 화질을 재현한다. 세계 유력 매체·기관에서 LG 올레드 TV를 세계 최고 수준 TV로 평가한다. 올해 미국 컨슈머리포트가 뽑은 '2018 최고의 TV'에서 '모든 제품 중 최고' 제품으로 선정됐다. 지난해 미국·영국·독일 등 세계 12개국 비영리 소비자 매거진이 실시한 성능 평가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단순히 OLED 디스플레이 자발광 화질만으로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OLED 화질을 정확하게 구현하기 위해 소프트웨어(SW) 기술을 통한 화질 보정도 중요하다. 현재 OLED TV 제조사는 LG전자를 포함 15곳이 있지만 각각 제조사마다 평가가 갈리는 이유다.
LG 디지털 파크에서는 이 같은 후보정 작업에 공을 들인다. 화질 자동 측정 시스템은 올레드 TV 화질을 자연색에 가깝게 만들기 위해 1000개 이상 세부 화질 특성을 분석한다. 디스플레이 휘도(밝기)·명암비·시야각·색재현율을 측정하고 평균치에 미달하는 제품은 거른다.
LG 디지털 파크에서 탄생한 인공지능(AI) 화질엔진 '알파9'은 LG 올레드 TV 화질을 한 단계 더 높였다. '알파9'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활용해 영상 정보를 실시간 분석하고 최적 화질을 찾는다.
기자가 살펴본 알파9이 적용된 올레드 TV와 그렇지 않은 OLED TV 화질 차이는 확연했다. 알파9은 흐릿한 배경 영상을 또렷하게 보정했다. 설원·잔디 등을 담은 밝은 화면에서 높은 채도로 선명한 화면을 구현했다. 어두운 화면에만 강하다는 OLED 디스플레이 선입견을 깼다.
최고 TV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화질 못지 않게 음질도 중요하다. LG 올레드 TV는 현실감 넘치는 음향을 제공하기 위해 수백 가지 음향 튜닝을 거친다. 주변 공간·소리 왜곡을 분석해 자연스러운 사운드로 보정한다. 이를 위해 설계된 LG 디지털 파크 G3동 '무향실(無響室)'에서는 '가청주파수(사람의 귀가 소리로 느끼는 음파 주파수 영역)'를 121개 음으로 나눠 측정한다. 이곳은 천장·벽·바닥 등에서 발생하는 소리 반사가 0에 가깝다.
윤현승 TV음질팀 책임연구원은 “저음이나 고음이 특별히 부각되지 않는 것이 좋은 스피커의 조건”이라며 “LG 올레드 TV는 공간에 따른 실감 음향을 위해 많게는 100번이 넘는 음향 실험을 한다”고 밝혔다.
평택=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