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유해물질인 나프탈렌을 분해하는 새로운 생체모방물질을 합성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성과를 기반으로 다양한 환경오염 물질을 제거하는 생체모사 촉매가 속속 개발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연구재단은 조재흥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신물질과학전공 교수팀이 생체모방물질인 금속-활성산소 종을 이용해 쉽게 나프탈렌을 산화시키는 '망간-하이드록소 종'을 합성했다고 23일 밝혔다.
나프탈렌은 석탄이나 타르와 같은 연료를 사용하는 공장에서 나오는 대표 유해물질이다. 유전자 독성을 가져 체 내 돌연변이를 유발하는 발암물질이다.
가장 큰 특징은 분해가 어렵다는 점이다. 나프탈렌은 벤젠고리 두 개로 이뤄진 '방향족 탄화수소'인데, 탄소와 수소의 결합에너지가 강해 방향족 탄화수소 가운데에서도 가장 안정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나프탈렌을 쉽게 산화·분해하는 촉매 개발은 환경·생물학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과제다.
연구팀은 망간화합물에 산화제를 더하는 방법으로 나프탈렌 산화 효소 역할을 하는 망간-하이드록소 종을 만들었다. 망간-하이드록소 종 및 나프탈렌 반응 사실을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망간-하이드록소 종이 그동안 나온 망간-활성산소 종 가운데 환원전위(물질이 전자를 얻어 환원하려는 경향 세기)가 가장 크다는 것도 규명했다. 망간-하이드록소 종은 산성 조건에서 산화력이 강화돼, 나프탈렌과 쉽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로 나프탈렌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향족 화합물을 쉽게 산화시키거나 제거하는 촉매 개발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재흥 교수는 “환경 문제를 부르는 방향족 화합물을 제거하는 촉매개발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나프탈렌 산화 반응 전체 기작을 정확하게 규명하는 연구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