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4세대 경영 체제로 들어서면서 계열분리를 통한 지배구조 변동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LG그룹 '장자승계' 전통에 따라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4세 경영자로서 그룹 전면에 나서면서 구본준 부회장의 독립경영 행보도 본격화 할 가능성이 높다. 구 부회장이 어떤 계열사를 바탕으로 독립 경영을 진행할 지 재계 촉각이 쏠린다.
LG그룹은 장자가 경영권을 승계하면 다른 형제는 그룹 경영에서 퇴진하는 장자 승계 전통을 유지했다. 구본무 회장이 별세하면서 구광모 LG전자 상무 중심 4세 경영 체제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단기적으론 구 부회장 체제로 4세 경영체제를 준비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계열분리를 통해 구 부회장이 독립할 가능성이 높다.
재계 한 관계자는 “LG 장자 승계 전통은 계열 분리를 통해 독립 경영을 하는 것”이라며 “당장은 계열 분리가 진행되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계열 분리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본무 회장이 1995년 LG그룹 회장으로 전면에 나서면서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등 계열분리가 있었다. 구 회장과 구본식 희성그룹 부회장이 계열분리를 통해 1996년 희성그룹을 설립했다. 구인회 LG 창업주 바로 아래 동생인 구철회 명예회장 자손은 1999년 LG화재를 만들어 그룹에서 독립해 LIG그룹을 만들었다. 여섯 형제 중 넷째인 구태회, 다섯째 구평회, 막내인 구두회 형제는 2003년 계열분리해 LS그룹을 설립했다.
향후 구본준 부회장의 독립 경영 방식에 촉각이 쏠린다. 구 부회장은 현재 ㈜LG에서 지분 7.72%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이 지분을 바탕으로 독립 경영 기반을 마련할 전망이다. LG그룹 계열사를 가지고 독립할 가능성이 높다. 일부 사업부문을 떼어 독립 경영 밑바탕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일각에선 LG상사·판토스 등 상사 부문이나 디스플레이 사업 등이 거론된다. LG상사는 구 부회장이 보유한 지분으로 맞교환이 가능한 수준이다. 디스플레이 분야는 구 부회장이 1999년부터 2006년까지 7년간 대표이사를 지내며 경험을 쌓았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계열분리 대상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은 구광모 LG전자 상무 중심 4세 경영 체제 확립을 위해 구 부회장이 함께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장자승계 전통에 따라 LG 경영이 4세 주도로 전환한다”며 “계열분리가 진행될 것은 분명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