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다시 증가세...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 7.3조↑

잠시 주춤했던 가계대출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주택 관련 자금 수요 증가와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여파로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규모가 5조1000억원 증가했다. 2017년 11월(6조7000억원) 이후 최대치다. 제2금융권 대출까지 합치면 증가폭이 7조30000억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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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기타대출 증가폭이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을 넘어섰다. 지난달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조치 도입으로 인한 '풍선 효과'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는 14일 각각 가계대출 현황을 발표했다.

한은이 발표한 '2018년 4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규모는 781조5000억원으로 전월보다 5조1000억원 증가했다. 그 규모가 올해 들어 지속 불어나는 추세다.

주담대는 줄어든 반면 기타대출은 늘었다. 주택 매매거래 감소로 주담대 증가규모는 전월(2조8000억원)보다 둔화된 2조4000억원에 그쳤다.

실제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3월 1만4000호에 달했지만 지난달 6000호까지 떨어졌다. 4월 1일자로 발효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조치를 피하기 위해 다주택자들이 3월 말까지 부동산을 급매물로 내놨기 때문이다. 지난달부터 다주택자에게는 양도 차익의 최대 60%까지 세금이 부과된다.

기타대출은 2조7000억원의 증가폭을 기록했다. 이는 2008년 통계를 집계한 이해 4월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치다. 2016년 4월 7000억원, 2017년 4월 1조3000억원에 불과했다.

한은은 계절성 요인에 재건축 이주 및 신규아파트 분양·입주 등 주택 관련 자금 수요 증가가 더해졌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지난해 4월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여파도 한 몫했다고 관측했다.

한은 금융시장국 관계자는 “통상 4월에는 기타대출이 전월보다 늘어나는 경향이 있는데 주택 자금 수요뿐 아니라 계절성 요인도 작용했다”면서 “또, 지난해 하반기부터 인터넷전문은행 때문에 증가한 여파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담대에서 기타대출로 이동한) 풍선효과가 없다는 뜻은 아니지만 이는 정황일 뿐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금융위는 4월 가계대출 증가 규모를 7조3000억원으로 집계했다. 한은 집계내역에 제2금융권 대출 증가액(2조2000억원)을 추가했다. 증가 규모가 전월(7000억원) 대비 세 배 가까이 확대됐다. 업종별로 △상호금융 8000억원 △보험 4000억원 △저축은행 3000억원 △여전사 7000억원 증가했다. 상호금융을 제외한 나머지 업종 대출 규모는 전월 대비 확대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권 기타대출 증가규모 확대는 보험계약대출, 카드론 등 2금융권 영업 확대, 주식시장 투자 수요 등이 복합 작용한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이달 23일 가계부채관리점검회의를 개최, 업권별 가계부채 대책 추진 실적 및 향후 계획을 집중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