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은 김상욱 생명과학과 교수와 박사과정 한성균 씨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유전자 스위치 진화원리를 이용, 동물모델이 인간 질병을 정확하게 나타낼 수 있도록 유전자를 선택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다양한 질병 동물모델을 정밀하게 제작해 신약 개발이나 효과적인 치료방법을 탐색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질병 동물모델은 인간이 앓고 있는 질병과 똑같은 질병을 유발하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동물로, 각종 실험에 사용된다. 하지만 질병을 유발하도록 유전자를 조작해도 실제로 똑같은 병을 앓지 않는 경우가 많다.
연구팀은 우선 특정 질병을 앓게 한 동물모델인 쥐와 환자에게서 관찰된 질병 증상을 모아 빅데이터 분석을 실시했다. 그림, 문서, 생체 활력 징후 등 여러 정보를 '온톨로지(Ontology)' 체계로 정리했다.
온톨로지는 다양한 형태의 정보를 컴퓨터가 처리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일종의 지식표현이다. 흔히 컴퓨터의 자동번역이나 인공지능(AI)에 많이 활용한다.
연구팀은 이 방식을 사용해 동물모델과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질병 증상 차이를 정량적으로 계산, 둘 사이의 차이점을 체계적으로 분석해냈다.
특정 유전자 기능을 발현하거나 멈추게 하는 '유전자 스위치'가 수많은 동물모델이 실패하도록 한다는 사실도 규명해냈다.
김상욱 교수는 “큰 가시고기의 진화나 유인원 간 발가락 구조 차이 규명과 같은 진화 연구가 현대 의생명과학이 풀지 못한 난제 해결책이 될 수 있다”면서 “질병 동물모델 제작 실패와 성공사례의 광범위한 빅데이터 분석, 종간 유전자 비교분석이 더 정확한 질병 모델을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진화 연구분야 권위지인 '분자생물학과 진화(Molecular Biology and Evolution)'지 속보를 통해 발표했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