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전 바오안 국제공항에서 차로 30분 정도를 달리면 선전 번화가 내 선전컨벤션센터가 보인다. 이곳에서 현지시간 3일 소비자가전전시회 'CE차이나'가 개막했다. 소위 '중국판 IFA'로 불린다.
사흘간 열리는 행사에는 하이얼, 화웨이, 메이디 등 현지 가전기업과 보쉬 등 글로벌 브랜드를 비롯해 관련 기업과 스타트업 등 100여개사가 참가했다. 올해 3회째로 IFA를 주관하는 메쎄베를린과 중국 선전시가 개최했다. 해외기업과 중국 현지기업 간 유통망 확보와 기업 간 네트워크 형성이 주 목적이다.
크기는 서울 코엑스 한 개 전시홀 정도 규모다. 긴 시간 들이지 않고 행사장을 둘러볼 수 있다. 보쉬와 하이얼, 메이디와 함께 중국 최대 유통 체인인 쑤닝이 메인 부스를 꾸렸다.
전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을 결합한 스마트홈 솔루션이었다.
가장 적극적으로 기술을 선보인 기업은 하이얼이다. 하이얼은 인공지능(AI) 스피커를 활용해 음성명령으로 창문을 원격으로 여닫는 현장을 시연했다. 집 안 온·습도를 인식해 자동 운전하는 에어컨도 배치했다. 옷장 안에 있는 옷을 기반으로 코디를 제안하고, 운동 방법까지 알려주는 스마트 전신거울도 관람객 발길을 붙잡았다.
가전 유통 체인인 쑤닝도 스마트 기술을 앞세워 '아마존'을 겨냥했다. 아마존 '키바'처럼 대형 물류창고를 관리하는 물류로봇과 배송용 드론을 전시했다. 카메라가 매장 내 고객을 인식해 맞춤형 마케팅을 제공하는 솔루션도 눈길을 끌었다.
메이디와 보쉬는 스마트홈 기술보다는 세탁기와 청소기, 에어컨 등 제품 자체에 초점을 맞췄다. 개별 기기가 스마트 기능을 구현했지만 기기 간 연동기술은 선보이지 않았다.
참가기업 범위가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CE차이나 숙제는 남아있다. 규모 면에서도 1, 2회 행사와 큰 차이가 없었다. 메인 부스를 꾸린 기업은 대부분 현지기업 위주로 해외 가전사 참여는 저조했다. 국내에서도 LG전자와 삼성전자 등 주요 가전사는 참여하지 않았다. 향후 행사에서는 글로벌 기업을 끌어들일 수 있는 '킬러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로 보인다.
선전(중국)=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