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보증기금(이하 기보)이 기술사업계획서를 바탕으로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에 나선다. 데이터 집중화·일원화로 체계적인 자료 수집·관리 시스템을 마련하고 기술평가등급 예측, 유사기업 매칭, 부정행위 탐지 등에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기보는 최근 예산 금액 5억5700만원 규모로 '빅데이터 활용 플랫폼 구축 및 시범사업'을 공고했다. 연내 하둡 기반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기술사업계획서 빅데이터 활용, 타기관 빅데이터 연계활용 등 시범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기술사업계획서는 창업, 연구개발(R&D), 사업화 등 기술혁신 과정에 필요한 자금을 기술평가를 받아 조달하기 위해 작성한다. 기술성과 시장성, 사업타당성 등을 분석 토대로 현재 혹은 장래 시현될 기술 가치를 평가한다.
기보에는 기술평가 신청과 보증 신청, 이노비즈기업 신청 등을 위해 연간 3만7000여건에 달하는 기술사업계획서가 접수된다. 기업체 현황부터 영업 현황, 재무 상황, 기술 개요 등이 꼼꼼히 작성된 알짜 자료다. 대부분 출력물 형태로 각 지점 서고에 보관된다. 매년 방대한 자료가 축적되고 있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기보는 이번 사업으로 기술사업계획서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시스템을 마련하고 그동안 축적된 자료도 빅데이터화할 예정이다. 기술 평가 시 출력물 기재 항목을 수동으로 입력하던 부분 역시 자동화해 업무 효율성을 높인다.
기술사업계획서 빅데이터는 기술 평가 시 객관적인 보조 지표로 활용한다. 빅데이터 분석으로 과거 자료에서 유사기술사업계획서 평가 내역 등을 비교할 수 있다. 평가 담당자가 현장 조사 전 기술평가등급을 예측하고 사전 정보로도 활용 가능하다.
보증 브로커 등에 의한 부정 평가 신청 차단에도 활용할 예정이다. 전국 지점에 접수되는 기술사업계획서 정보를 공유하고 비교 분석해 이상행위를 탐지한다. 국민연금 고용정보 등 활용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타 공공기관 빅데이터와도 연계를 추진한다.
2단계로 딥러닝 기반 기계학습과 음성인식 분석도구를 적용, 인공지능 챗봇과 같은 고객통합관리 플랫폼 개발도 염두에 뒀다.
기술사업계획서 빅데이터 플랫폼은 기보가 지난해 개최한 '빅데이터를 활용한 기금 혁신모델개발 사내 경진대회' 최종 우수작이 사업화된 결과다. 경진대회는 총 34개팀이 참가해 6개월 동안 서바이벌 방식으로 진행됐다. 당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팀을 이끌었던 황수건 기보 ICT운영부 부부장이 이번 구축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황 부부장은 “우선 매년 방대한 양이 축적되는 기술사업계획서 수집·관리를 체계화해 활용 가능한 빅데이터로 만드는데 의의가 있다”며 “연내 플랫폼 구축을 마치고 사업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