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반도체 매출·투자·재료 구매액 사상 최고치 전망…설비 투자 7% 성장

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가 지난해에 이어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장비 투자와 재료 구매액 역시 최고치를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됐다.

댄 트레이시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산업연구&통계 수석이사는 31일 '세미콘코리아 2018' 개막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전망치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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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반도체 시장은 메모리 가격 상승에 힘입어 유례 없는 호황을 누렸다. 사상 처음으로 매출액 규모가 4000억달러를 웃돌았다. 메모리 반도체가 주력인 삼성전자는 연간 매출액에서 '부동의 1위' 인텔을 처음으로 앞섰다. 장비 투자액도 전년 대비 무려 35.6%나 증가한 559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전망도 밝다. 주요 조사업체들의 전망치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시장은 지난해보다 7~8%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 7.0%), IHS마킷(7.4%), 가트너(7.5%), VLSI리서치(7.7%), IC인사이츠(8.0%) 등이 전망치를 비슷하게 내놨다.

SEMI는 올해 반도체 장비 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7.4% 증가한 601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생산량이 확대되면서 반도체 전후 공정에서 사용되는 재료 시장 규모 역시 지나해보다 3.3% 증가한 489억달러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됐다.

굵직한 투자가 많다. 낸드플래시는 삼성전자가 평택 1공장 증설, SK하이닉스가 이천 M14 2층 증설을 각각 계획하고 있다. 마이크론도 미국 유타주 레이 낸드 공장과 싱가포르 팹 10X 공장을 증설한다. 도시바는 일본 현지에서 팹2·팹6 및 신규 연구개발(R&D) 센터, 인텔은 중국 팹68 공장 2단계 투자를 각각 단행한다.

D램은 삼성전자가 평택 1공장과 화성 15라인, SK하이닉스가 M14, 마이크론이 옛 엘피디 공장인 일본 히로시마 팹15 및 팹16의 증설을 각각 계획하고 있다.

파운드리 분야에선 TSMC가 팹12·팹14·팹15, 삼성전자가 S3를 각각 증설한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 SMIC는 상하이와 선전에 300㎜ 팹을 증설하고, UMC는 중국 샤먼과 대만 현지 공장을 늘린다.

트레이시 이사는 “중국 내에서는 푸젠진화 등이 올해 D램 투자를 시작하고, 내년부터 규모가 더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장비 투자액은 지난해에 이어 한국 지역이 가장 큰 규모가 될 것”이라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많은 투자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SK하이닉스는 지난해보다 많은 투자를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보다 투자액이 소폭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지만 여전히 세계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업계에선 전망했다.

트레이시 이사는 “장기로는 인공지능(AI)·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을 위한 고성능 컴퓨팅, 데이터센터 분야가 반도체 시장의 성장을 이끌 것”이라면서 “자동차, 사물인터넷(IoT), 센서 네트워크도 반도체의 큰 수요처로 떠오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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