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석방 후 첫 대규모 투자...내년 상반기 완공
삼성전자가 30조원을 투입해 평택 반도체 2공장을 짓는다. 1공장처럼 세계 최대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석방 이후 대규모 첫 투자 결정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7일 오전 경영위원회를 열고 평택 2공장 투자 건을 공식 승인할 예정이다. 평택 2공장 건물은 내년 상반기에 완공된다.
삼성물산은 이와 관련해 올해 초부터 삼성전자 부품(DS) 총괄로부터 공장 건설 수주를 받고 'P2-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평택 1공장 인근에 2공장 땅 다지기에 들어갔다. 원익홀딩스 같은 가스배관 업체도 지난달 삼성물산으로부터 가스배관 공사를 수주했다. 조만간 공장 건설 투자와 관련해 여러 협력사가 수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앞으로 반도체 수요에 적기 대응하기 위한 기초 건물 투자로 생산 제품, 투자 규모, 가동 시기 등은 시황을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이 부회장 출소 직후 이 같은 굵직한 투자 발표가 나온 것을 두고 삼성이 공격 경영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평택시, 건설업체 등과 투자 논의를 해 왔다면서 이번 투자는 이 부회장 출소와 관계없는 별개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시황이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 맞춰 2010년께부터 공장을 먼저 건설해 놓는 식으로 투자 전략을 펼쳐 왔다. 클린룸을 먼저 마련해 놓고 그때그때 필요한 품목을 추가 생산하는 전략이다. 평택 2공장 투자도 이런 관점에서 진행됐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업계에선 평택 2공장 착공 소식이 나오자 올해 삼성전자가 반도체 분야에서 지난해보다 더 많은 투자를 단행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시설투자액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해(43조4000억원)보다 소폭 줄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디스플레이를 제외한 반도체만 보면 투자가 오히려 늘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화성 신공장 건설을 포함한 보완 및 증설 투자, 평택 1공장 2층 투자, 평택 2공장 착공, 중국 시안 2공장 투자 등 전체 반도체 투자로 보면 지난해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평택 2공장은 내년 건설 완료 후 장비가 입고되는 하반기에 본격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