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S8 `풀 프런트` 디스플레이…G6, 무선충전·모바일 페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출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 시리즈의 신작 `갤럭시S8`(가칭)을 오는 4월 출시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차기 G시리즈 `G6`(가칭)를 3월에 선보일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지난해 전례 없던 단종 사태와 판매 고전으로 쓴잔을 들이켰기 때문에 신제품 성공이 중요, 여느 때보다 제품 준비에 공들이고 있다.
부품 업계도 바빠졌다. 갤럭시S8은 오는 2월, G6는 이달부터 부품 조달을 본격화한다. 부품 기업은 지난해 삼성과 LG의 부진으로 고통을 겪었기 때문에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
갤럭시S8과 G6는 어떤 모습으로 나올 것인가. 성과는 어느 정도로 예상되고, 관련 후방산업계에 미칠 영향은 어떻게 될까. 이런 궁금증을 풀기 위해 전자신문이 갤럭시S8과 G6를 분석했다.
갤럭시S8은 사실상 `풀 체인지` 수준이 될 것이란 게 중론이다. 전작들과 디자인이 완전히 달라져서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새로운 기준점을 제시하는 모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S8 이후에 나올 중보급형도 S8 디자인을 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 최초 `풀 프런트` 디스플레이
갤럭시S8 변화는 디스플레이를 통해서도 가늠된다. `풀 프런트`로 불리는 디스플레이 기술을 처음 시도하기 때문이다.
갤럭시S8은 베젤(화면을 감싸고 있는 테두리) 없이 화면으로 채워질 예정이다. 디스플레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90%를 넘어 스마트폰을 앞에서 보면 거의 화면만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풀 프런트 디스플레이는 삼성이 처음 선보이는 기술이다. 노트7에서 좌우 베젤이 없는 스마트폰을 상용화한 삼성전자는 갤럭시S8에서 한발 더 나아가 상단과 하단 베젤마저 최소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갤럭시S8 디스플레이는 좌우 측면이 구부러진 `듀얼 에지`다. 전작인 S7보다 곡률(구부러진 정도)이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풀 프런트와 듀얼 에지가 동시에 구현됐기 때문에 디스플레이가 보여 주는 변화가 가장 눈에 띄고 두드러질 전망이다.
주목할 기업은 삼성디스플레이다. 갤럭시S8에 들어갈 디스플레이를 삼성디스플레이가 독점 공급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전작인 갤럭시S7에도 `듀얼 에지` 디스플레이를 적용시켰다. 그 결과 세계 스마트폰 디자인 트렌드를 `리지드(Rigid)`에서 `플렉시블(Flexible)`로 바꾸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이번에도 풀 프런트 기술로 또 한 번 시장에 변화를 일으킬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사실상 세계 유일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공급 회사다. 이와 함께 스마트폰 가격에서 디스플레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실적도 기대된다. 갤럭시S8이 성공하면 가장 큰 수혜를 볼 기업의 하나로 삼성디스플레이가 꼽힌다.
◇카메라 업그레이드…홍채도 부활
갤럭시S8에서는 전면부 카메라 변화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전면 카메라 성능이 개선되고 홍채 인식 카메라도 채택됐기 때문이다.
주로 셀피(셀카) 촬영에 많이 사용되는 전면 카메라에 삼성전자는 AF 액추에이터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AF 액추에이터는 카메라 모듈에 들어가는 구동 부품이다. 렌즈 위치를 조정, 자동으로 초점을 맞춘다. AF 액추에이터를 탑재한 카메라는 피사체 거리에 따른 최적 초점 거리를 찾는다.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고정 초점형 전면 카메라를 채택했다. 카메라 모듈 소형·저가화에 유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셀피 대중화로 소비자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신기술 도입의 필요성이 생겼다. 갤럭시S8 전면 카메라는 AF를 도입, 멀리 있는 피사체 촬영에도 대응하도록 개선했다.
액추에이터 자체 기술 방식도 바뀌었다. 갤럭시S8 전면 카메라 액추에이터는 기존의 후면 카메라에 주로 장착되던 보이스코일모터(VCM)가 아닌 엔코더 방식으로 준비됐다. VCM은 코일이 렌즈 중간에 들어가는 반면에 엔코더는 측면에 위치한다. 카메라 모듈을 더 얇게 만들 수 있는 구조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8 전면 액추에이터에 엔코더를 채택한 것은 슬림화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전면 카메라는 스마트폰 디자인 상 매끈하게 보여야 한다. 이른바 `카툭튀`가 허용되지 않는 부품이다. 카메라 모듈 두께를 최소화할 필요성이 그만큼 높다.
홍채 인식 카메라도 새롭게 배치된다. 홍채를 분석해 본인 여부 확인에 쓰는 이 카메라는 노트7에 처음 적용된 부품이다. 그러나 제품이 단종하면서 제대로 빛을 보지 못했다. 홍채 인식과 연계돼 있던 금융 서비스들도 연기됐다. 홍채 인식 카메라는 갤럭시S8에서 다시 부활의 기회를 맞게 됐고, 연관 서비스들도 재가동될 전망이다.
홍채를 포함해 전면부 카메라 진화는 부품업계에 적지 않은 기회다. 삼성전자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후면 카메라를 그룹 계열사인 삼성전기에 맡기거나 자체 생산했다. 반면에 전면 카메라 대부분은 외부 협력사에 맡겼다. 갤럭시S8 전면 카메라 역시 협력사에서 조달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파트론, 엠씨넥스, 파워로직스, 캠시스 등이 주목된다. 파트론과 엠씨넥스는 갤럭시S8 5.1인치 모델 전면 카메라, 파워로직스와 캠시스는 S8 5.5인치 모델 전면 카메라를 각각 생산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파트론과 엠씨넥스는 추가로 홍채 인식 카메라 제조도 맡았다. AF 액추에이터와 같은 신기술이 도입되면 카메라 모듈의 평균판매단가(ASP)는 상승한다. 이번 갤럭시S8에서 홍채 인식 카메라를 포함,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기업이 주목되는 이유다.
◇향상된 OLED 소재
갤럭시S8 디스플레이인 OLED 패널에는 새로운 물질 조성인 이른바 `M8` 채택이 유력하다. 전작인 갤럭시S6·S7 시리즈의 OLED 패널 물질 조성은 두 세대 연속으로 M7이 쓰였다. 노트7도 M7이었다.
물질 조성에 따라 OLED 패널의 수명, 효율, 색 순도가 달라진다. 물질 조성 개발은 발광층과 공통층 간 최적의 조합을 찾는 과정이다. M8은 수명, 효율이 향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덕산네오룩스와 신일철주금이 M8에서 각각 인광 레드, 그린 호스트를 담당한다. M7에서 레드 호스트는 미국 다우케미칼, 그린 호스트는 삼성SDI가 각각 공급했다. 일본 이데미쓰고산과 에스에프씨(SFC)가 M7에 이어 M8에도 블루 형광 재료를 공급한다. 이데미쓰고산은 블루 호스트, SFC는 블루도판트다.
◇S8 예상 성과는?
갤럭시S8 출시는 4월로 예정됐다. 이에 맞춰 부품 조달은 2월, 양산은 3월에 각각 시작한다. 삼성전자는 통상 발표와 동시에 세계에서 스마트폰을 일괄 판매하기 때문에 제품을 미리 만들어 둔다. 이 때문에 부품 업계는 1분기 중에 갤럭시S8 출시 효과를 볼 수 있다.
갤럭시S8 출시 첫 달인 4월 초도 물량은 1000만대다. 1000만대는 흥행 기록을 세운 갤럭시S7 한 달 판매량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7과 같은 물량을 계획했다는 것은 갤럭시S8도 호실적을 자신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갤럭시S8의 총 판매량은 실제 판매 추이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예상하기 어렵지만 5000만대 안팎이 될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노트7 단종으로 판매가 길게 지속된 갤럭시S7도 4500만대 정도를 기록했기 때문에 5000만대를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일단 갤럭시S8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실제 개발에 참여한 인사들 사이에서 “성능이나 디자인이 갤럭시노트7보다 우수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LG전자는 차기 전략 스마트폰 G6를 다음 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하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공개한다.
최근 G6의 새로운 기능을 암시하는 40여초 분량의 동영상을 페이스북과 유튜브에 게시하면서 사전 마케팅을 시작했다.
시민들이 각자 원하는 스마트폰 기능을 이야기하는 인터뷰 형식으로 제작된 동영상은 큰 화면, 안정된 그립감, 방수, 카메라 등을 언급해 LG전자가 G6에서 강조하려는 기능을 예고했다.
디스플레이는 18대 9 화면 비율을 적용한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이 탑재된다. 더욱 넓고 시원한 대화면을 구현하기 위해서다. 디스플레이 해상도는 QHD+(1440×2880).
제조는 LG디스플레이가 맡는다. LG디스플레이는 터치 일체형으로 디스플레이를 만들어서 두께를 얇게 했고, 베젤도 줄였다고 설명했다.
G6에는 무선충전과 모바일 페이 기능이 추가된다. 무선충전, 근거리무선통신(NFC), 마그네틱보안전송(MST)이 하나로 합쳐진 일체형 모듈이 탑재된다.
선 없는 충전과 동시에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것으로, 하나의 모듈로 복합 기능을 구현한다.
이 부품은 LG이노텍이 메인 공급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LG이노텍은 무선충전 송·수신 부품을 꾸준히 상용해 왔다.
LG이노텍은 G6용 듀얼 카메라를 제조한다. 듀얼 카메라는 렌즈가 두 개인 카메라로, 스마트폰 카메라 가운데 최고가 부품이다. 이 때문에 G6가 성과를 거둘수록 LG이노텍도 수혜를 볼 가능성이 있다.
이 밖에 G6는 배터리 일체형 디자인에 방수·방진 기능이 채택된다. LG전자는 전작에서 선보인 모듈형 디자인이 부진해 배터리 일체형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케이스 소재는 메탈과 유리가 혼용된다. 앞면과 뒷면에는 커버 유리를 쓰고, 옆면은 메탈 케이스로 씌웠다. 무선충전을 가능케 하면서 미려한 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한 것이다. 유리 가공은 비엘, 육일씨엔에쓰가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G6는 LG전자가 사활을 걸고 개발한 차기 전략 스마트폰이다. G6의 흥행 성패에 올해 1분기 실적 반등 여부가 달려 있어 LG전자는 G6 마케팅에 회사 전체의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G6의 예상 판매량은 총 500만~700만대다. LG전자는 지난해 출시한 G5 판매 목표를 1000만대 이상으로 세웠지만 G6에서는 목표치를 현실화했다는 평가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