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 공교육의 기본 틀이 마련됐다. 교육부와 미래창조과학부는 최근 `소프트웨어 교육 활성화 기본 계획`을 확정했다. 지난해 개정교육 과정에 따라 초등학교는 2019년부터 17시간, 중학교는 2018년부터 단계별로 34시간 이상 SW를 교육한다. 교육에 사용할 초등학교 실과 교과서는 내년 12월 검정 심사 예정이다. 중학교 `정보` 교과서는 이달 중에 심사한다. 교원 양성을 위해 2018년까지 초등교사 6만명과 중등 `정보·컴퓨터` 담당 교사 전체를 연수한다.
SW 교육은 입시와도 연결고리를 마련했다. 지난해 10월 SW중심대학으로 최종 선정된 대학을 발표했다. 선정 대학은 SW특기자 전형을 신설, 확대한다.
SW 교육의 열기는 우리에게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영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중국, 핀란드 등은 우리보다 앞서 SW 의무교육을 실시했다.
시장도 발 빠르게 움직인다. 일부 사교육 경쟁이 심한 지역에서는 코딩 교육 학원이 들어섰다. 프로그램 개발 경진대회 등 많은 코딩 관련 행사도 이어진다. 이를 바라보는 일부에선 SW 사교육 과열을 우려한다.
SW 교육을 두고 이는 오해가 있다. 바로 SW 교육 핵심이 `코딩`에 있다는 생각이다. 틀린 것은 아니다. `코딩(Coding)`은 자료나 대상에 기호를 부여하고 컴퓨터 프로그래밍 명령문을 작성하는 작업이다. SW 교육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코딩 원리를 알면 공학, 법학, 의학, 금융,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SW를 접목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미래 기술 사회에서 코딩은 세계 공용어가 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코딩이 SW 교육의 전부라고 이야기하긴 어렵다. SW 교육 전체 틀에서 코딩은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 SW 성공 개발은 코딩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매년 코딩되는 수천 개 애플리케이션(앱) 가운데 불과 몇 개 정도가 시장에서 인정받는 사실을 상기해 보자.
중요한 것은 머릿속에 담긴 문제 해결 방법 그 자체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기획하고 설계하는 과정이 코딩에 우선한다.
궤도에 올라설 SW 교육이 코딩이라는 작업에 매몰돼선 안 되는 이유다. 각자 영역에서 부딪치는 문제를 해결하는 창의 방안을 찾도록 컴퓨터식 사고 경험과 지혜, 역량을 기르는 것이 SW 교육의 핵심이다.
학생들이 살아갈 SW 시대에는 `창의형 인재`가 주도한다. 그만큼 단순 암기보단 융합 및 창의 교육이 필요하다.
일본 지식인 오마에 겐이치 교수는 `현재 요구되는 21세기 교양은 사이버 사회까지 포함된 최신 정보에 기반을 둔 사고력`이라고 정의했다. SW 교육이 지향할 바를 구체화한 말이다.
코딩 능력 향상을 위한 학원도 필요하다. 급하게라도 코딩 능력 향상을 원하는 일부 수요에 부응할 수 있다. 창의력과 사고력은 학원에 다니지 않아도 대화와 활동을 통해 기를 수 있다. 동시에 학원 속성반을 통해 기를 수 없는 능력이기도 하다.
자녀의 미래를 걱정하는 부모는 스스로 이런 질문을 던질 수 있다. `미래에 필요한 사람의 능력은 무엇일까.` `변화하는 사회에서 우리 아이는 어떻게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까.`
질문에 대한 답은 어렵지 않다. 부모들이 아이 손을 이끌어 코딩학원에 등록할 이유가 없다.
윤대원 SW콘텐츠부 데스크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