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영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료전지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은 연료전지용 분리막 가격을 기존 불소계 전해질막의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출 수 있는 고온 저가습용 비불소계 전해질 연료전지 분리막을 개발한 주인공이다. 연료전지 상용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 박사는 30대 중반의 젊은 과학자다. 한양대학교 에너지공학과와 KIST에서 박사과정을 밟은 후 지난해 9월부터 KIST에서 수소연료전지, 특히 고분자 전해질막 연료전지 성능과 내구성을 결정하는 주 요소인 전해질막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 박사는 선인장 표면을 모사해 나노크랙형 친수성 채널을 전해질막 표면에 형성해 고온 저가습 환경에서 물보존 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인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지난 4월 네이처지에 게재했다. 연구논문에는 이소영박사가 제1저자(공동), 대학 은사인 이영무 한양대 총장이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수소연료전지용으로는 그동안 불소계 분리막을 사용했다. 불소계 분리막은 100㎠에 400달러에 이를 정도로 가격이 비싸다. 그럼에도 열적 안정성이 낮아 사용 온도가 80~90℃로 낮은 단점이 있다. 연료전지자동차 구동시 차량 엔진룸 온도는 120℃ 이상으로 올라간다. 80~90℃로 유지하려면 별도 냉각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가습을 위해서도 음극부에 가습장치를 부가적으로 달아야 한다.
이 박사 연구성과는 저가의 비불소계 고분자 전해질 분리막 표면을 상온 플라즈마로 처리해 표면에 나노크랙을 만들어 120℃ 고온 및 저가습(35%) 조건에서도 수소이온 전도도가 높고 장기간 연료전지로 작동할 수 있는 저가의 고분자 전해질 분리막을 세계 최초로 발명하고, 이에 대한 원인을 규명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 기술을 상용화 하면 연료전지용 분리막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불소계 분리막을 10분의 1 가격 수준으로 대체할 수 있게 된다. 세계최초의 획기적인 연구 결과다. 연료전지 상용화에 매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소영 박사는 “표면에 나노크랙을 형성하는 이 기술을 활용해 수전해용 전해질막 및 플로우 배터리(flow battery)에 응용하는 수소생산 및 에너지 저장 연구로 연구영역을 확대할 것”이라면서 “나노크랙을 이용해 만든 자기가습 분리막 기술은 해수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역전기투석공정용 분리막 기술 공정에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전=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