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4주년 특집2-人](34)이소영 KIST 선임연구원/비불소계 전해질 연료전지 분리막 개발

이소영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료전지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은 연료전지용 분리막 가격을 기존 불소계 전해질막의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출 수 있는 고온 저가습용 비불소계 전해질 연료전지 분리막을 개발한 주인공이다. 연료전지 상용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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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박사는 30대 중반의 젊은 과학자다. 한양대학교 에너지공학과와 KIST에서 박사과정을 밟은 후 지난해 9월부터 KIST에서 수소연료전지, 특히 고분자 전해질막 연료전지 성능과 내구성을 결정하는 주 요소인 전해질막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 박사는 선인장 표면을 모사해 나노크랙형 친수성 채널을 전해질막 표면에 형성해 고온 저가습 환경에서 물보존 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인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지난 4월 네이처지에 게재했다. 연구논문에는 이소영박사가 제1저자(공동), 대학 은사인 이영무 한양대 총장이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이 박사가 개발한 고온 저가습용 비불소계 전해질 연료전지분리막은 저가의 비불소계 고분자 분리막에 10~100㎚ 두께의 얇은 플라즈마 막을 씌운 것이 포인트다. 막에 물이 들어가면 나노크랙이 만들어져 마치 선인장 표면의 기공같은 나노밸브를 만들게 함으로써 가습상태에서는 나노크랙이 열리고, 건조 상태에서는 나노크랙이 스스로 닫히도록 설계했다. 이로써 물의 끓는 점인 100℃ 이상 저가습 조건에서도 수소이온 전달에 필수적인 내부 수분을 유지할 수 있게 했다. 높은 연료전지 성능을 유지할 수 있게 한 기술이다.

수소연료전지용으로는 그동안 불소계 분리막을 사용했다. 불소계 분리막은 100㎠에 400달러에 이를 정도로 가격이 비싸다. 그럼에도 열적 안정성이 낮아 사용 온도가 80~90℃로 낮은 단점이 있다. 연료전지자동차 구동시 차량 엔진룸 온도는 120℃ 이상으로 올라간다. 80~90℃로 유지하려면 별도 냉각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가습을 위해서도 음극부에 가습장치를 부가적으로 달아야 한다.

이 박사 연구성과는 저가의 비불소계 고분자 전해질 분리막 표면을 상온 플라즈마로 처리해 표면에 나노크랙을 만들어 120℃ 고온 및 저가습(35%) 조건에서도 수소이온 전도도가 높고 장기간 연료전지로 작동할 수 있는 저가의 고분자 전해질 분리막을 세계 최초로 발명하고, 이에 대한 원인을 규명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 기술을 상용화 하면 연료전지용 분리막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불소계 분리막을 10분의 1 가격 수준으로 대체할 수 있게 된다. 세계최초의 획기적인 연구 결과다. 연료전지 상용화에 매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소영 박사는 “표면에 나노크랙을 형성하는 이 기술을 활용해 수전해용 전해질막 및 플로우 배터리(flow battery)에 응용하는 수소생산 및 에너지 저장 연구로 연구영역을 확대할 것”이라면서 “나노크랙을 이용해 만든 자기가습 분리막 기술은 해수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역전기투석공정용 분리막 기술 공정에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전=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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