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주요 대학은 `지식재산(IP) 창출` 면에선 우수하지만 활용은 아직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영국 특허 매체 아이에이엠(IAM)은 최근 로이터가 발표한 `아시아 최고 혁신대학 75`를 인용하며 특허 출원만으로 `혁신 대학`을 설명하기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보도했다. 아시아권 대학 대부분이 특허 활용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최근 `아시아 최고 혁신대학 75`를 발표하며 아태지역 혁신 대학 75곳을 선정했다. 지난 2009년부터 5년간 발간(출원)된 학술 논문 수와 특허 출원 수 등이 평가 기준으로 쓰였다. 등록 특허 수와 피인용 횟수(비율), 논문 인용수 등도 기준으로 함께 적용했다.
조사 결과 △KAIST(1위) △서울대학교(3위) △포항공과대학교(POSTECH)(5위) 등 국내 대학이 상위권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상위 20개 기관 중 한국과 일본 대학을 합친 수만 17개에 달한다. 중국 대학은 22곳이 주로 하위에 이름을 올렸다. 인도 대학교는 두 곳이 71위, 72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는 것에 그쳤다.
IAM은 로이터의 이번 조사 결과를 두고 “근거가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특허 출원과 보유 규모로는 `혁신`의 전말을 설명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수익화나 제품화로 이어지지 않는 특허 출원은 그저 `비용`에 불과하다고 외신은 설명했다.
그러면서 IAM은 미국 대학의 소송 릴레이를 반례로 들었다. 최근 미국 대학들은 연구 및 특허 출원비를 회수하기 위해 소송도 불사하며 수익 사냥에 나선다. 카네기멜론대학과 반도체 업체 마블 테크놀로지의 특허 침해 소송이 대표 사례. 카네기멜론대는 지난 2009년 반도체 특허 침해를 이유로 마블을 제소했다. 올 초, 7년의 소송 끝에 패소한 마블은 카네기멜로대에 약 7억5000만달러를 지불하고 합의를 체결했다.
이 외에도 미국 내 특허 소송전에 참여하는 대학이 늘고 있다. 지난달 말에도 미네소타 대학이 글로벌 제약 업체 길리아드를 제소한 바 있다. 하버드대도 글로벌파운드리를 대상으로 소송에 뛰어들었다.
한국 대학도 특허 소송을 통한 수익 창출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은 국내서도 꾸준히 제기돼왔지만, 대학이 이를 직접 실천한 사례는 드물다. 이에 외신은 `창출`에서 `활용`으로, 방향 전환을 촉구했다. 출원뿐인 특허 혁신은 그야말로 `금광`을 깔고 앉은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상세 내용은 IP노믹스 홈페이지(www.ipnomics.co.kr )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양소영 IP노믹스 기자 sy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