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서 인공지능(AI)을 접목한 개인비서 서비스가 뜨고 있다. 음성 인식, 챗봇(Chatbot) 등을 활용하는 해외에 비하면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국내 금융권에서도 개인에게 금융서비스를 비서처럼 맞춤 제공하는 서비스 시장이 가파르게 커질 전망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고객들의 개인화된 소비를 분석해 똑똑한 소비생활을 지원하는 인공지능 기반 비서 서비스인 `FAN페이봇`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FAN페이봇이란 취미, 자기관리, 노후 준비, 소소한 일상, 데이트 등 개인이 관리하고 싶은 카드 사용 내역을 구분하면 인공 지능이 비서처럼 관리해주는 서비스다. 소비자가 비용항목별로 예산을 설정하면 한도 내에서 소비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조언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소비관리 서비스는 백화점, 마트, 홈쇼핑 등과 같이 단순 업종별 소비 내역을 분류했지만 `FAN페이봇`은 사용자가 관리하고 싶은 비용항목을 직접 입력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새내기 직장인이 `데이트`라는 단어만 입력하면 인공지능이 영화관, 패밀리레스토랑, 놀이공원 등을 `데이트` 항목으로 자동 분류한다. 개인이 지출 항목별 비용을 스스로 계산해 관리하는 불편을 해소했다.
또 개인 소비데이터를 심층 분석해 해당 고객에게 맞춤형 소비관리 조언을 제공한다. 고객 소비데이터 분석을 통해 `지름신`이 오는 날짜를 파악하고 고객에게 사전에 알림 메시지를 제공해 합리적인 소비가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동시에 비용항목별로 예산을 설정하면, 카드 사용내역을 체크해 예산 대비 지출 정도를 매일 확인할 수 있고, 비용 항목별로 상세지출내역을 살펴볼 수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빅데이터 기반 인공지능 기술인 딥러닝을 적용했다”며 “최적 상품, 서비스, 가맹점을 추천해주는 고도화된 마케팅 채널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FAN페이봇 서비스는 이달부터 신한카드 임직원을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를 진행한다. 인공지능 스스로 소비 패턴 분석을 정교화 하는 학습 과정을 거쳐 연내 전체 고객 대상 서비스로 확대할 예정이다.
해외는 이미 AI기반 개인비서 서비스 개발이 본격화됐다.
음성인식, 챗봇(Chatbot) 등을 활용해 자연스러운 사용자의 말을 이해하고 사용자 습관 혹은 행동 패턴을 학습해 개인에 필요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미국 인터넷은행 `캐피털원(CapitalOne)`은 아마존 가상 개인비서 `에코(Echo)`와 연계 서비스를 지난 3월 출시했다. 에코 앱과 캐피털원 모바일 뱅킹 계좌 연결을 통해 음성으로 에코에 잔액, 거래내역, 결제일자, 결제금액 등 질문이 가능하다.
또 2013년 애플의 인공지능 `시리(Siri)`를 개발한 비영리 연구소 SRI인터내셔널에서 파생된 핀테크 스타트업 카시스토(Kasisto)는 음성인식 기술과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모바일뱅킹 앱을 출시했다.
카시스토 모바일 가상 뱅킹 비서 앱은 간단한 모바일 뱅킹 업무 외에도 이번 달 지출액, 커피전문점 사용금액, 사용가능한 쿠폰, 카드 잔고 등을 음성기반 인공지능이 알려주고, 결제 기능도 지원한다.
김희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원은 “기존 모바일 뱅킹 앱 대신해 모든 금융 업무를 도맡아 처리하는 가상 금융 전용비서도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 다가올 가상 개인비서 시대를 위해 국내 기업도 철저한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지혜 금융산업/금융IT 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