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공공데이터 개방 시대…“참조표준을 키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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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측정데이터 정확성·신뢰도를 평가하는 `참조표준(SRD, Standard Reference Data)` 인프라가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계에 빅데이터 중요성이 부각되고, 공공데이터 개방이 강조되는 추세에 맞춰 참조표준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에 따르면 올해까지 우리나라가 개발한 참조표준은 3만2000여개로 미국(200만개)의 1.4% 수준에 그쳤다. 독일(580만개)과 비교하면 약 0.55%로 격차는 더 크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단계다.

일찌감치 신뢰성 있는 데이터 체계에 눈을 뜬 선진국과 달리 뒤늦게 참조표준에 뛰어든 탓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1968년 `참조표준법`을 제정해 참조표준을 개발했다. 독일과 일본도 1970년부터 참조표준과 비슷한 신뢰성 있는 데이터 개발에 국가 차원에서 뛰어들었다. 우리나라는 1999년에서야 제정한 국가표준기본법에서 참조표준을 측정표준, 성문표준과 함께 3대 표준으로 분류했다. 2006년 국가참조표준센터 설립 후 각 분야별 데이터센터를 통해 참조표준을 개발하고 있다. 선진국에 비해 30년가량 뒤처진 셈이다.

참조표준은 측정데이터·정보의 정확도와 신뢰도를 과학적으로 분석·평가한 자료다. 기준이 되는 값을 얻기 위해 관련 자료를 수집·생산한 후 전문가 평가를 거쳐 신뢰를 쌓는다. 산업현장 기술개발, 공정개선, 제품·서비스 융합 등에 활용한다. 과학기술 개발과 산업계 모두에서 참조표준 효용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채균식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국가참조표준센터장은 “신뢰성 높은 기준 데이터를 만들어놓으면 인력낭비나 연구에 들이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며 “산업계에선 제품 만들기 전 테스트에서 참조표준을 활용하면 훨씬 더 효율적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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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활용과 정부3.0 등 공공데이터 개방이 활성화되면서 참조표준 중요성은 더 커졌다. 정보가 범람하면서 신뢰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채 센터장은 “정부3.0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참조표준을 통한 데이터 평가로 신뢰 확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현재 `제4차 표준기본계획`에 따라 27개 데이터센터를 활용해 참조표준을 개발하고 있다. 국표원은 무료뿐 아니라 유료 데이터를 만드는 등 방안을 담은 참조표준 활성화 방안을 올해 안에 수립할 계획이다.

박주승 국표원 표준정책과장은 “활용하지 못하고 숨겨진 데이터, 데이터 라이선스 문제 등 많은 부분을 검토하고 있다”며 “건강 측정 데이터 활용 사례 등도 발굴해 참조표준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려 한다”고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