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규제 폭포` 시장과 기업을 믿자

이달 20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서 `규제 폭포` 이슈가 화제였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한숨까지 섞어 가며 무차별 쏟아지는 규제 법안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박 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규제 법안으로 경영 활동에 과부하가 걸릴 정도”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대한상의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대 국회가 개원하면서 180개 법안이 상정됐다. 이 가운데 3분의 2가량인 119개가 규제 법안, 나머지가 지원 법안이었다.

규제는 필요하다. 필요한 이유는 딱 하나다. 정부와 시장 역할에서 기인한다. 시장을 `보이지 않는 손`에 맡기면 활기를 띠겠지만 자칫 소비자가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제외하고는 게임의 룰을 정해 주고 시장에 일임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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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규제 법안이 범람하는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다. 오죽하면 대통령까지 발 벗고 나서서 규제 철폐를 외쳤지만 전혀 개선의 여지가 없다면 근본 원인을 다시 따져 봐야 한다.

규제가 범람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규제를 정부가 가진 권한으로 인식하고, 또 하나는 기업과 시장을 못 믿기 때문이다. 정부가 규제라는 칼을 빼들지 않으면 이전에 누리고 있는 기득권이 사라질 것이라는 통념이 깊숙이 깔려 있다. 한마디로 정부가 허약해질 것이라는 불안감이다. 여기에 기업을 믿지 못하고, 아직도 통제하고 감독해야 하는 대상으로 보고 있다.

이제는 바꿔야 한다. 우리 기업은 과거에 비해 많이 성숙해졌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세계무대에서 경쟁하는 기업이 대다수다. 통제와 감독보다는 자율과 책임으로 경쟁을 유도하는 게 상책이다. 그 첫걸음은 규제에 대한 정부의 인식을 180도 바꾸는 길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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