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뒤흔든 블랙홀 중력파, 다시 한번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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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세계 과학기술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중력파가 다시한번 확인됐다.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단장 이형목 서울대교수)은 중력이 시공간에서 일으키는 물결인 중력파가 2015년 12월 26일 국제표준시 새벽 3시 38분 53초에 재관측 됐다고 16일 밝혔다.

관측은 지난 2월 검출에 성공했던 미국 루이지애나 주 리빙스턴과 워싱턴 주 핸포드에 위치한 쌍둥이 라이고(LIGO) 검출기에 의해 이루어졌다.

중력파는 중력이 일으키는 물결이다. 그동안 천문학자들은 빛(전자기파)으로 우주를 관측해왔다. 그러나 빛은 물체를 통과하지 못한다. 만약 중력파를 이용한 망원경을 만든다면 우주기원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 볼 수 있게 된다. 중력은 변하지 않는데다 물체를 통과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건물 속에 사람이 숨더라도 중력파 망원경으로 들여다보면 어디 있는지 정확히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당시 우주를 보는 새로운 눈을 갖게 됐다고 과학기술계가 시끌시끌 했었다.

강궁원 협력단 대변인은 이번 중력파가 각각 태양 질량의 14배와 8배인 두 블랙홀이 합쳐지며 태양질량의 21배나 되는 블랙홀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블랙홀 질량이 최초 중력파를 낸 것보다 가벼워서 검출기의 민감한 주파수 대역에서 더 오랜 시간인 1초 정도 머물렀다는 것이다. 지난 2월 1차 검출에서는 중력파 신호가 0.25초 동안 지속됐었다.

연구진은 이 신호가 약 14억년 전에 만들어졌고, 두 블랙홀 병합이 이루어지기 직전 마지막 27회의 공전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 연구진은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KGWG)라는 이름으로 라이고 과학협력단에 참여하고 있다. KGWG는 4개 대학(서울대, 한양대, 부산대, 인제대)과 2개 출연연(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국가수리과학연구소)에 속한 20여 명의 물리·천문학자, 대학원생 그리고 컴퓨터 전문가로 이루어진 연구 컨소시움이다.

이 연구에서 한국 중력파 연구진은 △온라인 분석 SW 개발 및 성능 향상 기여 △실시간 데이터 잡음 제거 SW와 데이터의 품질 향상 알고리즘 개발 및 구축 △라이고 데이터 그리드와 연동된 컴퓨팅 환경 구축 및 운영 등을 수행했다.

이형목 단장은 “어드밴스드 라이고의 2차 과학 가동은 오는 가을께 시작한다”며 “그 때까지 검출기 감도 향상이 이루어져 첫 번째 가동에 비해 1.5에서 2배 넓은 영역의 우주를 탐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전=박희범 과학기술 전문기자 hb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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