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반도체 회사와 협력해 생태계를 구축하고 모든 사람이 차별 없이 기술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입니다.”
존 론코(John Ronco) ARM CPU그룹 제품마케팅 총괄 부사장은 영국 케임브리지 ARM 본사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직접 칩을 생산하지 않고 반도체업체에 기술을 라이선스하는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ARM은 스마트폰 등 모바일과 저전력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시스템온칩(SoC) 프로세서를 개발한다. 스마트폰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스마트폰용 중앙처리장치(CPU) 대명사로 떠올랐다. ARM은 직접 칩을 생산하거나 판매하지 않는다. 핵심부분만 디자인하고 이를 칩업체에 공급하는 반도체 지식재산(IP) 전문업체다.
론코 부사장은 “반도체 회사와 협력해 에코시스템을 만든 것이 성공 요인”이라며 “협력으로 고객 요구에 최적화한 칩을 만들고 서로 장점을 흡수하고 공유할 수 있었다”고 비결을 밝혔다.
ARM칩은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95%, 태블릿PC 85%, 웨어러블 90%, 스토리지 90%, 오토모티브 인포메이션 95%, 마이크로컨트롤러 25%, 와이어리스 커넥티비티 60%, 컨슈머 일렉트로닉스 55% 등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ARM은 사물인터넷(IoT)에 주목하고 있다. 모든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면 데이터를 수집하고 처리하는 프로세서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론코 부사장은 “IoT 범위는 매우 광범위하고 다양해 많은 제품군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고객에 맞춘 최적 성능과 저전력·저가격 제품을 공급하는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IoT 칩에서 ARM이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은 보안 문제다. 지난해 사물인터넷 분야 보안전문업체인 산사시큐리티(Sansa Security)를 인수하는 등 칩 보안기술을 확보하는데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그는 “IoT산업이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고객 신뢰가 확보돼야 한다”며 “저가격 제품에서도 확실하게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보안에 중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ARM은 서버와 네트워크, 자동차 부문에서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매출과 수익성이 타 분야보다 앞선다는 분석이다.
론코 부사장은 “서버칩 시장은 인텔 등이 이미 자리 잡고 있지만 시장 요구는 다양하다”며 “저전력 칩 등 수요처에 맞춘 제품군을 구축해 시장을 개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고가 뿐 아니라 저가형 자동차에서도 전자제품 수요가 늘고 있다”며 “무인자율주행, 내비게이션, 엔포테인먼트 업체와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LG전자 등 한국 업체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고 IoT 등 차세대 성장동력 분야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그는 “한국은 스마트폰 종주국인 만큼 중요한 고객”이라며 “삼성·LG 등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과도 협력 관계를 확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케임브리지(영국)=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