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퍼니 리뷰]<18>소프트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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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과 통신기업으로 잘 알려진 일본 소프트뱅크가 변신을 꾀하고 있다. 통신 인터넷 소프트웨어 중심에서 벗어나 로봇과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분야에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감정인식 로봇 `페퍼` 판매에 들어갔다. 페퍼는 사람 감정을 인식하고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인간형 로봇이다. 일본 1000여개 네슬레 매장에서 고객에게 맞춤형 커피를 추천하는 등 점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최근에는 가전 용품 매장에서도 일을 하기 시작했으며 독거노인 말벗이 되주기도 한다. IBM, 마이크로소프트와 제휴해 페퍼 인공지능 수준을 높이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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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자율주행차도 소프트뱅크가 주목하는 분야다. 다음달 5억엔을 투입해 토요타 출신 엔지니어들이 설립한 자동운전기술 벤처기업 선진모빌리티 주식 40%를 취득할 예정이다. 자동운전차량 판매나 대여를 담당하는 SB드라이브에도 지분 과반을 출자한다. 자율주행 승용차에 투자하는 선도업체와 다른 방향전개다. 버스나 트럭은 주행루트가 사전에 결정돼 있어 승용차나 택시보다 쉽게 실용화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로봇과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진입은 떠오르는 분야에는 과감하게 투자하는 소프트뱅크 기업정신을 엿볼 수 있다. 소프트뱅크 역사는 시대 트렌드에 주목하고 방향이 정해지면 과감하게 투자하는 변신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소프트뱅크는 한국계 일본인 손정의가 1981년 9월 설립했다. 당시 업종은 소프트웨어 납품과 컴퓨터 관련 출판 사업이었다. 손 회장은 여러 차례 미국을 방문해 빌게이츠를 만나 MS 소프트웨어 일본 독점 판매권을 따냈다. 소프트뱅크는 빠르게 성장했고 창업 4년 만에 소프트웨어 시장 60%를 점유했다. 1994년 기업을 공개하고 단숨에 2000억엔을 끌어모았다. 1996년 미국 포털사이트 야후와 제휴해 야후재팬을 설립한다. 야후재팬은 일본 포털 1위를 질주하며 야후 본사를 역인수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을 정도로 키워냈다.

이어 2001년에는 초고속인터넷사업에 뛰어들었다. 매년 1조원이 넘는 적자로 고전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사업을 계속해 4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소프트뱅크 주가는 계속 오르면서 손 회장은 일본 최고부자 자리에 올랐다.

다음은 이동통신사업이었다. 손 회장은 2000년대 들어 닷컴 붕괴로 어려움을 겪자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눈을 돌렸다. 2004년 닛폰텔레콤을 인수하고 2006년에는 보다폰 일본법인을 1조7500억엔에 인수해 이동통신사업에 진출했다. NTT도코모와 KDDI에 이어 업계 3위였던 이동통신사업은 2008년 전환점을 마련했다. 7월 애플 아이폰을 독점 공급하면서 NTT도코모와 KDDI 가입자를 대거 흡수했다. 시장점유율을 크게 끌어 올려 영향력을 키웠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에는 재생에너지 발전회사인 SB에너지를 설립했다. SB에너지는 일본 각지에 10개 태양광발전소를 만들었고, 훗카이도 등에 8개 발전소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

2013년에는 미국 3대 이동통신 업체인 스프린트넥스텔을 1조5709억엔에 인수해 해외 이동통신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해 소프트뱅크는 `제2스테이지 돌입`을 선언했다. 손 회장은 “이제까지 소프트뱅크가 일본에 축을 두고 해외 투자를 진행했다면 앞으로는 해외사업에 축을 두게 된다”고 설명했다.

회사명도 소프트뱅크에서 `소프트뱅크 그룹`으로 변경했다. 대신 이동통신 자회사인 소프트뱅크 모바일을 소프트뱅크로 사명 변경했다. 최근에는 조직을 전면 개편해 해외사업과 국내사업을 각각 총괄하는 지주회사를 올해 안에 세울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빠른 성장이 기대되는 해외사업과 견실한 확대를 목표로 하는 국내사업을 분리해 경영전략을 더욱 원활하게 펼치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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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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