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21일 미국 세인트루이스 고속도로를 시속 70마일로 달리던 SUV 한 대가 갑자기 모든 작동을 멈추면서 갓길 옆 도랑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 또한 전세계를 들끓게 했는데, 사고원인이 차량결함이나 운전자 과실이 아니라 사고지점에서 16km 떨어진 곳에서 문제의 SUV 전자제어시스템을 원격 해킹한 결과였기 때문이다.
어떻게 이런 해킹이 가능했을까? 최근 출시된 자동차 제어판과 운전보조장치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비록 미국 테슬라의 전기차처럼 애플 아이패드를 자동차 제어판에 옮겨 놓은 것 같지는 않지만, 새 자동차들의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 제어판에는 스마트폰 블루투스와 각종 자동차 제어 앱들이 내장된다. 해커는 이 블루투스로 전화를 해서 해킹 프로그램을 침투시키고, 기존의 적응형 자동주행속도유지장치(adaptive cruise control)로 속도를 줄인다. 또 차선이탈방지기능(lane keeping assistance)을 마비시키고 자동주차기능(automatic parking)을 사용해 자동차 방향을 바꾼다. 그런 후, 위험물이 가까워지면 계속 경고음을 내는 사고방지레이더(crash prevention radar)를 무시하고 전자안정통제기능(electronic stability control)과 ABS를 마비시켜 도랑에 빠트리면 되는 것이다.
자율자동차는 기계보다는 전자기기에 가깝고 근본적인 해킹 위험을 안고 있다. IS 같은 테러리스트에게 아주 유용하고 효과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 혹자는 911사태를 일으킨 빈라덴도 자동차가 아닌 비행기로 테러를 했으니, 자율차라고 해서 테러도구가 되겠냐는 의문이 들 것이다. 비행기, 선박 등을 애용(?)하는 테러리스트들이 그동안 자동차를 (자동차 자살 폭파를 제외한) 테러도구로 사용하지 않은 이유는 자동차는 `인간 운전자`들이 제각각 다른 방향과 거리로 산개할 수 있어 테러리스트들이 노리는 대량살상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공위성으로 중앙통제가 되는 자율차를 해킹해 지구 곳곳에서 동시다발로 테러를 저지를 수 있다면, 테러리스트들이 선택할 테러도구는 달라진다.
완전한 자율차 시대를 위한 철저한 기술적 준비가 필요한 분야가 있다. 첫째는 자율차 주변환경 인식방법인 센서 분야다. 대표적인 기기는 CCTV 카메라 같이 360도 감지가 가능한 자동차 지붕에 장착된 라이더(Lidars)다. 박쥐가 스스로 발사한 초음파의 반사속도를 계산해 어둠 속을 날 듯이, 라이더는 본인이 쏜 레이저의 반사 이미지를 갖고 주변환경의 3D 이미지를 만들어 자율차를 운전한다. 하지만 100m 거리내에서 일반 PT용 레이저포인터로 라이더에 레이저를 쏘면, 라이더는 이를 본인이 쏜 레이저의 반사로 인식하고 주변환경과 무관하게 급정지나 급 방향전환을 해서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현재 자율자동차 테스트는 △날씨 △교통량 △도로면 상태 등 모든 조건들이 이상적인 상황에서만 진행된다. 운전 중에는 △보행자 △자전거 △다른 차 △짐승 등 예상치 않는 방해물 출현 △갑작스런 기상변화로 인한 도로면 상태악화 △차선표시 감지저하 △도로 함몰 △산·눈사태 등의 자연재해가 발생한다. 자율차가 이러한 돌발상황까지 완벽하게 대처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현재 적응형 자동주행속도유지장치는 차 앞뒤에 있는 레이더 버튼에서 라이더처럼 레이저를 쏘고 받아서 앞뒤 차들과의 간격을 측정해 속도 유지, 가속, 감속을 한다. 하지만 자동차 추돌사고는 바로 앞뒤에 있는 자동차하고만 나는 것이 아니고, 그 자동차들의 앞뒤에 있는 자동차들로 인해 추돌사고가 나는 경우도 많다. 그러므로 `인간 운전자`가 앞차 2~3대와 백밀러에 비치는 뒤차 2~3대의 상태를 보고 방어운전을 하듯, 자율자동차도 앞뒤 최소 3대 자동차의 상태를 동시감지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문제는 현재의 레이더 기술은 직선 레이더밖에 쏘고 받지를 못한다는 것이다.
인공위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자율차가 소위 `안 터지는 지역`에 진입한 상황, 전기차 일 수밖에 없는 자율차의 배터리 방전 등의 사태에 대비한 기술적 준비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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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피터경섭 미국 특허변호사(법무법인 다래) peter.shin@daraelaw.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