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이지만 기술 장벽이 높은 반도체산업과 의료기기분야 문을 두드려 성공한 중소기업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 기업은 반도체공장과 목재문화재에 설치되는 자동소화 장치, 태아 심박소리를 듣는 생체신호진단기기 등 `틈새시장`을 찾아 연구개발(R&D)에 집중한 것이 성공 열쇠였다.
1990년 창업한 창성에이스산업은 고가 반도체장비 화재와 폭발을 감지할 수 있는 자동소화시스템을 국산화해 이 분야 세계 최고 회사로 인정받았다. 지난해 3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거뒀다. 해외 매출 확대로 오는 2020년 `벤처천억클럽`에 가입한다는 목표다.
창성에이스산업 자동소화시스템은 불꽃이나 열, 유해물질 누출을 감지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자동으로 소화가스를 분사한다. 1990년대만 해도 일본 기업이 독점하던 반도체 화재방지시스템에 투자해 디지털화에 성공, 국내외에 납품하고 있다. 삼성전자 등이 중국에 진출할 때 함께 진출했다. 2013년 불꽃감지기 중국 강제인증(CCC-F)과 중국 국가급 방폭(NEPSI) 인증도 획득했다.
최근 차별화된 기술력을 인정받아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기업인 BOE그룹을 비롯해 일본 반도체기업 동경전자, 대일본스크린(DNS) 등에도 수출하고 있다. 매출 8~10%를 R&D에 투자한다.
이의용 창성에이스산업 대표는 “소화장비에 컴퓨터를 접목하면서 데이터 저장, 분석, 예측 같은 알고리즘 설계와 네트워크 유지관리가 중요해졌고 이를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으로 삼았다”며 “현재 소화재 환경오염 문제로 인한 신소재 개발이나 무인기(드론)와 어떻게 연결하는지 등을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스토스는 글로벌 대기업이 장악한 바이오·의료기기 시장에서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2001년 창업 당시는 미개발 분야인 태아와 신생아 진단 및 치료기기 개발에 매진해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았다. 지난해 매출 약 70억원 중 95%가 해외에서 나왔다.
생체신호 측정기술은 오랜 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하다. 특히 태아와 신생아 진단기기는 기술장벽이 높다.
메디슨 출신 이후정 비스토스 대표는 국내 최초로 태아심음측정기(Fetal Doppler)와 태아감시장치를 상용화했다. 태아심음측정기(BT200)는 인도네시아 시장 60% 이상을 장악했다.
또 인큐베이터에는 세계 최초로 카메라를 장착해 태아 측정데이터와 영상정보를 실시간으로 의사 스마트폰에 전달한다. 지난해 말 유아 가온장치(Infant Warmer)와 전동식 모유착유기까지 출시하며 병원과 가정용 의료시장까지 진출했다.
이후정 대표는 “세계 최대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미국지사를 설립했다”며 “전체 직원 20%가 R&D 인력”이라고 강조했다.
김명희 기업/정책 전문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