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 경제 성장세에 어두운 진단을 내놨다.
KDI는 7일 발표한 ‘경제동향 3월호’를 통해 “주요 지표 부진이 지속되면서 우리 경제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앞서 ‘경제동향 2월호’에서는 경제 성장세가 점차 둔화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경제동향 3월호를 통해 더욱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KDI는 2월호에서 그나마 내수가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3월호에서는 내수 전반의 개선 추세가 약화됐다고 진단했다. KDI가 어두운 경기 진단을 하게 된 배경이다.
수출은 올해 2월까지 14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 주력 품목이 세계 시장에서 점점 경쟁력을 잃고 있어 수출 전선에 비상등이 켜졌다고 할 수 있다.
글로벌 경제는 우리 수출의 23%가량을 담당하는 중국과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국들의 경기 침체로 장기화하는 모습이다. 중국은 재고가 급증하면서 몸살을 앓고 있어 우리 수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글로벌 경제 저성장 기조는 언제 풀릴지 장담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유일호 경제 부총리는 지난 3일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정부는 모든 방안을 강구해 대외경기 여건이 내수와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수출 회복을 위해 3월 중 유망소비재 수출 대책을 발표하고 규제 개혁을 가속화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고 했다.
하지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수출 부진이 글로벌 경기 침체 등 외부 환경 탓도 있지만 수출 주력 품목의 경쟁력 하락이 근본 원인임을 인정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가시적인 성과에 급급하다 보면 진단이 잘못돼 엉뚱한 처방을 내릴 수 있다. 수출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려면 단기적 처방으론 어림도 없다. 당장 성과가 보이지 않더라도 구조개혁과 기업 구조조정 등 경제 체질 개선에 힘을 쏟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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