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일하기 좋은 기업 인식변화... "대기업서 강소기업으로"

제일화성, 비앤케이 등 25개 중소기업이 울산시 ‘일하기 좋은 기업’에 뽑혔다.

대기업이 즐비한 울산지역에서 ‘일하기 좋은’ 중소기업에 선정된 건 다소 이례적이다. 실제 울산에서 지난 몇 년 간 일하기 좋은 중소기업은 그리 주목받지 못했다.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울산에서 국내 경제를 떠받히던 대기업 주도 중화학공업은 침체 상태다. 대기업 채용 시장이 녹록치 않다. 미래 지역 산업을 위해 강소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산업계 기류가 변하고 있다. 지역 청년들이 일하기 좋은 중소기업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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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지역 대학생들이 일하기 좋은 기업을 탐방해 생산 시설을 견학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제시한 일하기 좋은 중소기업 기준은 크게 네 가지다. 급여와 복리 후생 등 ‘근로조건’, 교육 지원 등 ‘미래 비전’, 업력과 종업원 수 등 ‘기업 안정성’, 매출 증가 등 ‘성장성’이다.

울산 25개 일하기 좋은 기업 중 청년의 관심이 집중된 7개 업체를 선별해 특징과 공통점을 찾아보니 정부 기준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역 청년은 안정적 매출과 연구개발(R&D) 투자 등 미래 성장성, 인력을 소중히 여기는 고용 확대 능력을 일하기 좋은 기업 조건으로 보았다.

제일화성(대표 임종일)은 설립 20년이 넘은 화학업체다. 공사용 화학제품인 방수 도막재, 일반 바닥재 수지 제품 등을 생산하다 한계를 절감해 2008년 정밀화학 소재부품으로 업종을 전환했다. 지금은 LED 등 첨단 소재부품 제조사로 자리 잡았다.

업종 전환 당시 50억~60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은 2009년 80억원, 2010년 120억원, 2012년 2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는 260억원을 넘어 업종 전환 후 이전 대비 450%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

2008년 20명이던 직원 수도 매년 증가해 2009년 26명, 2011년 28명, 2013년 52명에서 현재 61명에 이른다.

건양(대표 정연우)이 일하기 좋은 기업에 선정된 이유는 매출 안정성과 기술 투자 확대 때문이다. 합성수지와 기타 플라스틱 소재를 개발·생산하며 2009년부터 현재까지 80억~90억원의 안정된 매출을 올리고 있다.

최근 R&D 투자를 대폭 확대해 미래 비전과 성장성을 높였다. 전 직원 19명 중 10명이 R&D 인력으로 부설 연구소에서 근무한다.

대명엘리베이터(대표 김문식)는 설립 30년 된 화물 승강기 전문 제작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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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지역 청년의 대명엘리베이터 탐방.

현대중공업 등 국내외 대기업 300여 곳에 화물승강기를 공급한다. 화물 승강기 분야 독보적 기술과 제품으로 설립 후 매년 100억원 이상 안정된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대명은 2012년 R&D 투자를 확대해 매출을 두배 이상 끌어 올렸다. 2013년 220억원, 2014년 250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해 조선해양플랜트 경기 침체로 매출이 소폭 하락했지만 위기가 기회라는 판단 아래 R&D 투자를 확대했다. 기존 고가 외산 승강기 장비 국산화에 집중하며 해군 탄약 이송 승강기, 해상용 경사형 승강기 등 특수 승강기 개발을 추진 중이다.

비앤케이(대표 정복)는 자동차 내장재와 건축자재용 패널, 3D프린터용 복합소재 등을 생산한다. 2009년 설립 후 2011년 매출 100억원을 넘어 2013년 110억원, 2014년 120억원 등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2014년에는 3D프린터용 복합소재를 독자 개발해 특허 획득과 함께 중소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세계 8개국에 수출했다.

비엔케이는 지역 R&D 기관과 협력 아래 신소재 개발에 주력하며 기존 자동차 내장재 중심에서 첨단 신소재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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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지역 청년들이 비엔케이에서 첨단 신소재 연구개발과 생산 과정에 대해 듣고 있다.

울산 일하기 좋은 기업은 2014년 23명, 지난해에는 28명의 지역 청년을 채용했다. 매년 청년들의 기업 탐방에 참여해 지역 중소기업 일자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꿔 가고 있다.

울산시와 울산테크노파크는 지난해 말 ‘2015 희망이음 프로젝트 성과보고회’를 열고 25개 기업에 ‘일하기 좋은 기업 현판’을 수여했다.

김상육 울산시 경제일자리과장은 “기업 탐방 등 지역 중소기업과 청년 간 일자리 매칭 사업으로 4년 동안 2133명의 지역 청년이 134개 기업을 탐방했다”며 “지역 우수 중소기업으로 취업하려는 청년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 일하기 좋은 기업 인식변화... "대기업서 강소기업으로"

<울산 일하기 좋은 7개 기업 선정 이유(자료:울산테크노파크)>

울산 일하기 좋은 7개 기업 선정 이유(자료:울산테크노파크)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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