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애플 부품 협력사, 보릿고개 언제 넘나

가동률 하락으로 울상

삼성전자 갤럭시S4 협력사들이 생산라인 가동률 하락 탓에 울상이다.

당초 삼성전자는 갤럭시S4 월 1000만대씩 생산한다는 목표로 소재·부품 조달을 준비했다. 그러나 6~7월 갤럭시S4 부품 조달량이 급감함에 따라 주요 협력사 라인 가동률은 뚝뚝 떨어지고 있다. 아이폰5에 이어 갤럭시S4까지 스마트폰 시장에서 기대 이하의 판매량을 보임에 따라 국내 부품·소재 업계는 몇 달간 힘든 보릿고개를 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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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갤럭시S4

23일 업계에 따르면 케이스·카메라모듈·인쇄회로기판(PCB) 등 갤럭시S4 협력사 7월 라인 가동률이 전월보다 20~30%씩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7월 갤럭시S4 부품 주문량이 650만대에 불과한 탓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1000만대 분량의 갤럭시S4 부품을 조달했고, 5월에는 1220만대로 늘렸다. 그러나 6월부터 갤럭시S4 판매량이 부진하면서 부품 조달량을 800만대 분량으로 줄였고, 7월에는 650만대 발주하는 데 그쳤다.

반도체·디스플레이·카메라모듈 등 공급업체 다변화가 상대적으로 덜 한 업종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케이스·PCB·수동소자 등 협력사는 비슷한 비율로 부품 공급량이 줄 것으로 예상된다.

원자재를 대량으로 미리 구입한 업체는 가동률 하락에다 재고 부담까지 떠안게 됐다. 삼성전자 협력사들은 대부분 공급부족 사태를 막기 위해 안전재고를 보유하고 있다. 재고 관리 시스템을 잘 구축한 협력사는 2~3일치 분량만 보유하지만, 그렇지 않은 협력사는 10일치 이상도 안고 있다. 업종별로도 원자재 재고 비중은 다르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관계자는 “각 협력사에 비슷한 비율로 부품 발주량을 줄였다”며 “8월부터 갤럭시노트3 등 후속 모델 부품 구입이 발생하는 만큼 협력사에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부터 갤럭시노트3·갤럭시S4 줌·갤럭시S4 미니 등 여러 모델을 출시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8월부터 삼성전자의 부품 조달량이 늘어나는 만큼 갤럭시S4 협력사 가동률 하락 추세는 장기간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물량 부족은 하반기 해소되지만 소재·부품 업체 수익성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당분간 공급이 수요를 앞서는 상황이고 애플 협력사들이 삼성전자 공급망에 진입하면서 경쟁이 가열된 탓이다. 대만 업체들은 애플 물량 축소로 삼성전자와 거래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부품 공급부족으로 골머리를 앓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반전됐다”며 “가동률 하락에다 판가 인하 압력까지 더해진다면 부품 업체 수익성은 다소 나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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