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전기자전거 매력, 타보면 압니다"...벤처기업 브이엠의 스마트폰 연동 `T바이크` 타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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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전거, 일단 타 보면 매력을 아시게 될 겁니다"

인터뷰 내내 이같이 말하는 브이엠(VM, 비저너리 모빌리티) 조범동 대표(29)의 자신감은 인상적이다. 2륜 원동기와 2륜 자전거 사이에서 다양한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전기자전거` 시장에서 국산 브랜드의 힘은 어떤 것이 있을까.

전기자전거 개발업체 ‘브이엠’ 조범동 대표가 1년 반 전에 시장에 내 놓은 `T바이크`는 수년 전부터 전기 모토사이클(오토바이)를 만들던 그의 경험에서 시작됐다. 동력장치 전기설계 부분을 전담해 오던 그는 새로운 메시지를 던져주고 싶었다고. 오토바이는 아무래도 친환경적인 의미가 퇴색된 지 오래이고,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전기 자전거다. 게다가 최근 몇 년 전부터 각국이 친환경 교통수단인 자전거 이용률을 늘리려는 노력을 집중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기자전거는 시장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맨손으로 시작한 사업은 지금까지는 순조로웠다. 청년창업플러스센터에 입주한 이후 전기자전거 대여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수 있게 됐다. 게다가 지난해 10월 제주도에 전기자전거 대여소와 충전소를 운영하는 계약을 성사시켜 약 1억2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어떤 특징이 있나 = 그가 내년에 주력 모델로 내세울 전기자전거 두 종은 기존 제품과 다른 특징들이 있다. 손잡이 부분에 있는 스로틀(가속 레버)를 돌려 속도를 높이는 대부분의 장치들과 달리, 페달 체인이 감겨 있는 크랭크 부분에 센서를 달았다. 이렇게 되면 따로 스토틀을 신경쓸 필요 없이 페달을 일정 속도 이상으로 굴리면 저절로 앞바퀴에 달린 전기 모터가 동작하게 된다. 뒷바퀴에 딜레일러 부분에는 내장 기어를 장착하여 세련된 디자인이 나올 수 있도록 했다.

가장 중요한 장치이자, 가장 고가의 부품인 리튬 배터리는 자전거 프레인 한 가운데에 세워놨다. 36V/10Ah 규격을 채택했다. 충전시간은 전용 충전기로 한 한번 완충하려면 1시간 반에서 최대 3시간이 걸리며, 완충 상태에서 1:1 PAS(PAS란 수동 페달과 전기 모터의 힘의 비중을 의미하는 전기자전거 구동 단위) 로 90Km까지 주행 가능하다. 리튬 배터리는 전기자전거 원가의 60%에 이를 정도로 고가의 장치다. 배터리 성능이나 용량에 따라 자전거의 성능이 좌우될 정도. 조금 비싸지만 성능은 다소 떨어지는 국산 또는 조금 싸지만 성능은 다소 높은 중국산 중에 선택할 수 있다. 배터리를 별도의 케이블로 연결하지 않고 4접점 슬롯에 수직으로 꽂은 뒤 열쇠로 잠그는 방식을 구현했다.

배터리 무게를 유지하면서도 차 프레임을 세련되게 유지하기 위해 Y자형 말굽자석 형태의 디자인을 구현해 냈다. 세련된 디자인은 조대표가 강조하는 T바이크의 경쟁력 중 하나다.

헤드셋, 스템, 그립, 시트포스트, 안장 등은 일반 자전거와 큰 차이는 없다. 다만 전기자전거이기 때문에 왼쪽에는 저/중/고 세 가지 모드의 모터 모드를 설정할 수 있다. 얼마나 모터가 자주 동작하는가의 빈도를 조정하는 것이다. `중`급 모드에서 1:1 PAS로 동작한다.

전기자전거는 적은 배터리 량으로 최대 효과를 내는 콘트롤 기술이 중요하다. 조대표는 이 점에 특히 집중해, 경쟁사 제품보다 적은 배터리로도 더 많은 거리를 달릴 수 있도록 콘트롤 박스 기능을 개선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연동할 수 있는 기능을 제작했다는 것도 눈길을 끈다. 콘트롤박스와 연결된 USB 단자를 아이폰에 연결하고, 현재 제작된 자전거 앱과 연동하면 주행시간, 위치, 관련 이웃 위치정보 등을 조회하거나 공유할 수 있다. 이 밖에도 USB 방식의 장치라면 어떤 형태로든 응용이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 조대표의 설명이다.

◆직접 타 보니 = 내년 초 주력 모델로 일반에 내놓을 두 가지 모델을 직접 체험해 봤다.

일단 페달을 구르면 일정 속도 이상이 될 때 자연스럽게 모터의 힘이 들어간다. 적당하면서도 정숙한 모터 소음은 주행시에 운전자와 주변 보행자의 주의를 끌기에 충분했다. 급한 경사로를 올라갈 때에는 기어를 1단으로 낮추고 큰 힘을 들이지 않고 밟으면 수월하게 오르내릴 수 있다. 내리막 길에서 일정 속도 이상으로 가속도가 붙거나 핸드 브레이크를 일정한 힘으로 쥔 채 내려오게 되면 모터 가동이 저절로 중단된다. 지나치게 모터가 동작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전반적으로 `전기`자전거에 대한 기본 기능은 매우 충실하다는 점에서 합격적으로 줄만하다고 생각된다. 특히 어떤 주행 단계에서든 자동으로 모터를 제어하는 기술이 곧장 시판해도 될 만큼 정밀하게 조율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실제로 유럽 등에서는 이미 전기자전거가 일반에 상당히 보급되어 있는 상태다. 브이엠 역시 국내에서 대량 판매를 기대한다기 보다는 유럽시장 공략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다만 서스펜션에 대한 고려가 없는 디자인은 운행시 다소 개선돼야 할 부분이다. 앞바퀴에는 서스펜션이 있지만, 뒷바퀴에는 서스펜션이 없다. 게다가 배터리가 차체 뒤 쪽에 치우쳐져 있기 때문에 자전거를 굴릴 때 묵직한 느낌이 계속 든다. 안장과 시트포스트 역시 일반 자전거의 서너배 이상 무거운 전기자전거 차체 무게를 감안한다면 훨씬 더 편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배선 구조는 전기 자전거로서는 가장 고민이 되는 부분이다. 일단 T바이크는 프레임 속에 선을 감추고, 노출된 앞부분도 돼지꼬리로 감아놔 디자인을 최대한 보완했다. 그러나 습기, 분진, 오물 등 각종 악조건 속에서 이를 충분히 보호할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콘트롤 박스나 크랭크에 붙어 있는 가속 센서 등은 직접적으로 바닥에 노출되기 때문에 다양한 보완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이 밖에도 배터리를 열고 잠글 수 있는 걸쇠나 고온에서도 열을 견딜 수 있는지 배터리 안전장치 등도 한번 더 검증해 봐야 할 부분이다.

조대표는 "역시 가장 큰 이슈는 가격"이라며 "165만원이라는 가격은 누구나 쉽게 구입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기존 배터리 용량을 크게 줄이거나, 도심형 소형 자전거로 새 모델을 내 놓을 계획을 세우고 있다. 새 모델은 물론 배터리 용량은 1/3 수준으로 확 줄여 가격이나 무게도 함께 부담을 더는 것이 목표다. 이 밖에도 브이엠은 개발도상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리튬이 아닌 `납 배터리`가 내장된 저가형 전기자전거도 시제품을 제작해 둔 상태다.

그는 "리튬 배터리 가격이 전체 제작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 용량을 줄인 모델을 계속 개발할 계획"이라며 "내년에는 오프라인 매장과 연계해 시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 서명덕 기자 mdse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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