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5일은 CPU 생일이다. 1971년 11월 15일 인텔이 최초 CPU ‘4004’를 발표했다. 올해 생일은 더 각별하다. 탄생 40주년, 사람으로 치면 청년을 지나 중년에 접어드는 나이다.
CPU는 ‘Central Processing Unit’의 약자다. 직역하면 중앙처리장치다. 입력된 명령을 해석하고 계산한 후 결과를 내놓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에 PC 성능의 가늠자 대접을 받는다.
40년 동안 CPU는 눈부신 발전을 거듭했다. 40살 기념으로 인텔이 출시한 최신 CPU ‘i7-3960X’는 20억개 이상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했다. 4004 CPU 36만5000개를 합친 성능이다.
과거 CPU 성능은 ‘클록(Clock)’이 좌우했다. 초당 연산이 이뤄지는 수를 의미하며 주파수(㎐)로 나타낸다. 4004의 클록은 740㎑다. 최신 CPU 가운데 하나인 ‘i7 960’은 3.2㎓다. 초당 연산이 740만번에서 32억번으로 늘어났다.
클록이 전부는 아니다. 코어도 중요하다. 코어는 CPU의 핵심 회로다. 과거 고성능 PC의 상징으로 불린 ‘펜티엄’이 대표적 사례다. 하나의 코어가 개발되면 클록을 최대한 높이고, 클록이 한계에 부딪히면 다시 코어가 개발된다.
요즘은 멀티 코어가 화두다. 말 그대로 여러 개 코어를 갖춘 CPU다. 일반적으로 코어가 많을수록 성능이 높다. 2005년 듀얼 코어가 처음 나왔고 2007년엔 쿼드 코어가 등장했다. 작년엔 코어가 6개인 헥사 코어까지 나왔다. 올해는 8개 코어인 옥타 코어가 개발됐다.
CPU의 전성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생활의 중심이 PC에서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로 넘어가더라도 CPU는 필요하다. 더 적은 전력으로 더 많은 작업을 처리하는 CPU 기술의 핵심은 변함없다.
우리나라는 세계적 반도체 강국이지만 메모리 분야 쏠림이 심하다. 가격 경쟁이 심한 메모리는 수익성도 낮다. D램만 보면 삼성전자를 제외하곤 각국 업체가 모두 적자다. 우리나라가 CPU로 대표되는 비메모리 반도체에 힘을 쏟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불혹의 CPU는 여전히 우리나라의 도전을 기다린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