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이 3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지만 자기 잇속만 챙긴 결과라는 비판 때문에 냉가슴을 앓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올 3분기 순이익 7042억원을 달성하며 올해 누적 당기순이익이 2조5933억원에 이른다고 26일 공시했다. 3분기 순이익은 직전분기보다 27% 줄었지만, 전 분기에 현대건설 지분매각이익이 반영된 점을 감안하면 양호하다는 평가다. 하나금융지주도 지난 21일 3분기 2053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해 누적 당기순이익이 1조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28일 발표 예정인 KB금융지주의 순이익은 약 6000억원일 것으로 예상되며, 우리금융지주는 4500억원 수준일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지주사 대부분이 호실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몸을 잔뜩 움츠리고 있다. 안팎에서 ‘금융권이 탐욕에 빠져있다’는 비판이 줄을 잇기 때문이다.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아무리 실적이 좋아도 드러내고 자랑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은행들은 비판 확산을 막기 위해 수수료 인하 등의 조치를 취했지만,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소외 계층을 위한 대책 등을 내놓는 일에는 미온적이라는 것이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26일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초청 오찬강연에서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세계적 움직임에 적극 동참하겠다”며 금융권에 더 많은 개선을 요구할 뜻을 내비쳤다.
시민단체도 수수료를 더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이번 인하는 수수료 수익 비중의 10% 미만 계정 인하 조치에 불과하다”며 “펀드, 방카슈랑스, 중도상환 수수료 등에도 소비자가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후속 조치가 나와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비판에 전국은행연합회·금융투자협회·여신금융협회 등 금융협회장들은 오는 27일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금융권의 사회적 책임 제고 방안을 밝히기로 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최근 금융권이 사회적 책임을 충실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짐에 따라 협회장들이 한 곳에 모여 개선 방안을 내놓기로 했다”며 “소외 계층 보호, 사회공헌 활동 강화 등이 주된 내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창규기자 k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