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을 포함한 재·보궐 선거가 끝났다. 승자도, 패자도 겸허하게 민의를 수용해야 할 것이다. 재보선은 우리 정당정치를 새삼 되돌아보게 했다. 기존 정치를 불신하는 국민이 정당 정치 전체에 내린 심판이었기 때문이다. 여당, 야당 할 것 없이 물밀듯 밀려든 시민의 힘에 허둥지둥했다. 결과와 상관없이 정당들은 스스로 존재가치를 입증해야 한다. 그 첫 수순이 바로 정기국회다.
18대 마지막 정기국회는 시작부터 사실상 ‘개점휴업’이었다. 재보선 판에 휩쓸렸기 때문이다. 맥 빠진 국정감사였다. 국감이 끝났지만 법률안을 검토해야 할 의원들은 선거판에 차출됐다. 의원들의 눈은 이미 내년 4월 총선을 향했다. 보궐선거가 끝났지만 국회 활동이 부실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재보선 이후 정계 개편까지 이어지면 더 어수선할 것이다.
남은 정기국회가 어떨지 안 봐도 훤하다. 당장 한미FTA 비준안 처리로 격돌한다. 입법 활동도 의원들의 입지와 밀접한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등 정치 관련법 개정에서 진통을 겪을 것이다.예산안 처리는 또다시 공전해 심의와 의결 모두 늦어진다. 정당은 당리당략으로, 의원들은 공천으로 이해만 쫒는다. 오늘 새기겠다고 다짐할 보궐선거 교훈도 곧 잊힐 것이다.
국민이 정치에 바라는 게 뭔가. 싸우더라도 차분하게 토론과 입법 활동으로 국민 요구를 채워달라는 것 아닌가. 국민들이 ‘진흙탕 선거가 총선과 대선에 또 이어지겠구먼‘하고 생각할 때가 곧 기존 정치권에 사망선고를 내리는 순간이다. 정당과 국회의원들이 어느 때보다 정기국회를 잘 마무리해야 한다. 정치권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줄 유일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또 절호의 기회다. 이 기회를 잘 잡는지, 못 잡는지 국민은 당장 내년 총선부터 심판을 내린다는 점을 잊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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