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2년여 만에 일본 TV 시장에 진출한 LG전자는 판매점 수를 700개까지 늘렸다. 삼성전자 역시 현지 유통전문점과 공식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한국 TV의 일본 상륙작전이 진행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과 LG전자는 일본 본토에서 TV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일본은 전통적 TV강국이고, 자국 제품에 로열티가 높다. 하지만 최근 파나소닉 TV사업 구조조정, 소니 TV사업 적자 등 현지기업 침체가 이어지면서 국내 기업 진출이 두드러진다.
◇삼성전자, 내년 진출 가능성↑=삼성전자는 일본 TV 시장 상시 모니터링체제를 운영 중이다. 아직 공식적인 진출을 보류하고 있지만 업계는 삼성전자의 일본 TV시장 재진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현지법인을 통해 일본 최대 유통사업자인 야마다덴키·케이즈 등과 접촉을 하고 있다”며 “현지에서는 2007년 철수했던 삼성이 내년 중반쯤 TV를 출시하는 것으로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부품 공급업체라는 삼성 입장이 있었지만, 최근 삼성이 부품과 세트로 영역을 구분한 것도 변화 가능성을 높인다”고 덧붙였다.
◇LG전자, 프리미엄 제품 승부수=지난해 11월 일본에 2년 만에 재진출한 LG전자는 프리미엄급 제품으로 현지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일본 3DTV 시장에서 LG는 1% 점유율을 올렸다. 60개로 출발했던 매장도 현재 700개 수준까지 늘렸다.
LG전자 관계자는 “다른 지역에 비해 점유율이 높지 않지만 LG 편광필름방식(FPR) 3DTV가 주목을 받고 있다는 신호는 확인됐다”며 “일본 업체 TV사업 변화에 따라 대응 수위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시장, 상징성은 있다=일본 TV 시장은 우리나라와 함께 자국 제품 점유율이 95%를 넘는 몇 안 되는 나라다. 삼성·LG전자 TV가 한국 이외 대부분 국가에서도 점유율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소니와 파나소닉·샤프·도시바 등은 유독 자국 시장에서 강자라는 차이가 있다. 일본은 자국 제품에 대한 충성도, 고유한 유통 관행으로 성공하는 외산 제품이 많지 않은 ‘터프’한 시장이다. 일본 상징인 전자산업, TV에서는 더욱 그렇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에서 삼성·LG전자 TV가 단기간 내 1, 2위에 오르지 못해도, 점유율을 높이는 것만으로도 상징성은 있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일본 TV시장은 연 1450만대 수준이다. 200만대가 조금 넘는 우리나라에 비해 6~7배 큰 시장이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