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 창업성공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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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IT여성기업인협회가 마련한 1박 2일 여성IT 창업캠프에 동행했다.

 시골 대안학교에서 열린 캠프에는 IT분야 창업에 뜻이 있는 주부와 가족 40여명이 참석해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어떤 아이디어로 창업을 할 것인 지 자유로운 토론이 이어졌다.

 여성창업 희망자의 멘토로 참석했던 한 여성CEO는 이런 말을 했다. “창업을 거창하게 생각하면 실패한다.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에 IT를 녹이는 아이디어가 성공창업의 포인트다”라고.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은 “창업이라는 말에 사람들은 대체로 실패를 떠올리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며 ‘창업=실패’가 되어버린 세태를 비판했다. 성공보다 실패확률이 높기에 그런 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소장은 자신이 잘 몰랐던 분야에 대한 무모한 도전이 실패를 부른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순수 IT 창업은 냉혹하다. 다른 분야도 쉽지 않겠지만 5%만 성공하고 나머지 95%는 실패한다. 정글과 같다.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가장 자신 있는 분야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IT여성기업인협회 대구경북지회는 창업캠프를 통해 5개 기업의 창업을 도와 나름 성공사례를 만들었다.

 요가를 오랫동안 해온 여성은 요가에 정보기술(IT)을 입혀 개인 체형별 맞춤형 요가시스템을 만들었다. 춤에 소질 있는 여성은 춤과 IT를 결합한 댄스콘텐츠 교습프로그램을 내놨다. 갈 길은 멀지만 자신이 제일 잘하는 비IT분야에 IT를 접목시켜 창업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IT가 융합된 자동차는 똑똑하고, 학습교재에 IT가 녹아들면 교육효과가 높아진다. 유통과 IT가 만나면 스마트하게 쇼핑하고, 헬스에 IT가 접목되면 의료서비스 질이 좋아진다. 어느 산업분야를 보더라도 융합이 대세며, 비즈니스는 그 안에서 생존 가능성이 높다. IT분야 창업에 관심을 둔 청년이나 기업을 나온 중견 퇴직자에게도 이 같은 원칙은 똑같이 적용된다.

 사회경험이 부족한 청년들은 실패율이 높다. 자신의 주특기를 쌓아놓지 않고 전혀 다른 분야에서 성공창업을 꿈꾸는 것은 무모하다.

 한 대학 교수는 요즘 학생들이 순수 IT분야 창업에 매달려 시간을 허비하고 결국 신용불량자로 낙인찍힌 모습을 부지기수로 봐왔다고 했다. 블루오션 IT창업을 원한다면 오히려 비IT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IT가 접목될 경우 사업화가 가능한 분야가 무엇인지 부지런히 현장을 찾아다녀야 한다. IT를 필요로 하는 현장은 어디에든 있다.

 거창한 소프트웨어와 IT제품을 개발해 제2의 스티브잡스를 꿈꾸는 수많은 예비창업자들에게 창업 전문가들은 두 가지를 강조한다. 열정 그리고 내가 열정을 쏟고 싶은 일을 하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실패했다면 그것은 실패가 아니라 좋은 경험이다.


 정재훈 전국취재팀 부장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