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8000원짜리 케이블TV도 보고 싶다

 KT가 65세 이상 어르신에게 59개 방송 채널을 월 8000원에 제공하는 인터넷(IP)TV 상품을 내놓았다. 102개 채널을 볼 수 있는 실속형 상품도 월 9600원이면 된다. 이 상품(올레TV 효)을 한 달에 2만3000원쯤인 KT 인터넷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은 채 따로 이용할 수 있다. 파격적이다.

 “이 상품은 노인 복지형”이라는 게 KT의 설명이다. 특히 인터넷 서비스에 가입할 여력이 없는 “저소득층 노인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궁극적으로는 인터넷을 쓰지 않는 농어촌 어르신을 위한 특화상품으로 볼 수 있다.

 당장 한국케이블TV협회가 반발했다. 규제 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에 공문을 내어 ‘올레TV 효’ 퇴출을 요구했다. KT가 제시한 요금이 “(방송) 서비스 원가에 미치지 않는 시장 파괴적 수준”이어서 “디지털 방송 시장 질서에 혼란을 일으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덤핑”이라며 “(올레TV 효에 소요되는) 네트워크 비용과 100개 안팎 채널의 방송 콘텐츠 원가를 밝히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케이블TV협회는 “KT가 (올레TV 효에 대해) 효도상품이라고 주장하지만 온 가족이 이용하는 TV서비스 특성 상 얼마든지 일반 가정에도 보급할 수 있는 상품”이라고 보았다. 지역별 케이블TV사업을 직접 타격할까 우려했다. 사정을 이해하지만 동의하지는 않는다.

 시청자는 방송 채널 59개를 제공하는 ‘월 8000원짜리 케이블TV’도 보고 싶다. 65세 이상 어르신에게 월 9600원에 102개 채널을 제공하는 상품이라면 쌍수를 들겠다. 케이블TV와 IPTV가 제공하는 방송 채널이 서로 크게 다르지 않다면 더 싼 게 좋지 않은가. 시청자는 IPTV인지 케이블TV인지 가리지 않는다. 콘텐츠가 ‘차별적’이라면 또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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