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이번 소송에서 제기한 특허들은 그동안 미국·네덜란드에서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와 대부분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이 최근 프랜드 조항을 걸어 단기적으로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을 피해가는 한편 장기적으로 삼성전자와 크로스 라이선스를 맺은 퀄컴 칩 사용을 기반으로 펼치는 삼성 특허 무력화 전략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애플이 프랜드와 특허 무력화 전략을 드러낸 이후 나온 새로운 특허소송이어서 이번 특허들이 선별작업을 거쳤다는 것이 전문가 판단이다.
삼성이 일본 법인에 침해당했다고 주장한 △비행모드 아이콘 표시 특허 △사용자 중심 홈스크린 공간 활용 특허 △앱스토어 카테고리별 트리구조 표시 특허 등은 유저인터페이스(UI)와 관련된 것이다. 삼성전자가 미국 본안소송에 UI 특허를 사용하기는 했지만, 가처분 소송에 UI 특허를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애플이 네덜란드와 호주에서 삼성 ‘갤럭시탭10.1’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에서 승소한 특허가 UI특허인 점을 벤치마킹한 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에 대해 “네덜란드 법원의 가처분 기각 결정 이후 특허 소송 관련 전략을 수정한 것은 아니다”라며 “판결 이전부터 UI 특허 대응 등 다변화 전략을 검토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가처분 소송에 사용된 통신 특허는 퀄컴과 크로스 라이선싱을 맺지 않은 특허일 것이라 분석도 무게를 얻고 있다.
특허 전문 한 변호사는 “퀄컴과 크로스 라이선스 범위는 극비 상황이라서 알 수 없지만 이미 미국에서 애플이 퀄컴 칩 사용으로 삼성 통신 특허가 소진됐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굳이 퀄컴과 크로스 라이선싱을 맺은 특허를 사용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과 호주를 소송국으로 택한 것도 관심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본에서 UI 특허를 제기한 데 대해 “애플로부터 UI 특허를 침해당했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최적의 국가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