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최악 사태 방관 않아 과도한 우려는 금물" 반론도
(서울=연합뉴스) 한창헌 이율 이영재 기자 =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경기침체 공포에 가려 있던 `중국 경제 경착륙` 문제가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9%를 웃돌던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보다 크게 둔화해 내년 초에는 7%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 때문이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 경제가 경착륙한다면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에 심각한 충격을 가할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가 서서히 힘을 잃을 수도 있지만, 아직 심각한 단계는 아니고 중앙정부도 최악의 사태까지 방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과도한 우려는 경계했다.
◇中 성장률 1%P 둔화 때 韓 0.3∼0.5% 하락
중국 경제가 경착륙한다는 것은 9%를 웃돌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급격히 하락하는 상황을 가리킨다.
국제금융센터 이치훈 연구원은 12일 "중국 정부의 연간 성장률 목표치가 7%이기 때문에 성장률이 그 아래로 떨어지면 경착륙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경제의 경착륙 시나리오는 부동산 가격의 거품이 꺼질 가능성에서 출발한다.
부동산 가격이 급격히 내려가면 토지 임대 수입 비중이 큰 지방정부 재정이 나빠진다. 그렇게 되면 지방정부 부채를 대거 보유한 은행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은행 건전성이 떨어져 신용경색 사태가 발생하면 자금난에 허덕이는 중소기업들의 줄도산 사태가 불가피해진다. 이후 경제 전반에 걸쳐 성장이 급격히 떨어진다.
중국이 세계 경제성장의 엔진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이런 상황은 모든 나라에 악영향을 미친다.
거대한 소비 시장인 중국이 침체에 빠지면 미국의 더블딥 가능성이 커지고 유럽 재정위기도 악화할 수밖에 없다.
한국 경제에는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수출기업의 피해가 가장 클 것이다. 중국 현지 법인도 철수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
이치훈 연구원은 "중국 경제 성장률이 1% 떨어질 때마다 한국 경제 성장률은 0.3∼0.5% 낮아진다고 봐야 한다"고 추산했다.
삼성증권 전종규 연구원은 "경제적 의존도를 고려할 때 중국의 경착륙으로 한국 경제가 받을 충격은 미국 경기침체나 유럽 재정위기보다 더 크다고 봐야 한다"고 경고했다.
◇ "과도한 우려는 금물"
중국 경제가 경착륙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심각하게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부동산 가격 급락이 가져올 위험을 잘 아는 중국 정부가 최악의 사태가 벌어질 때까지 방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 안기태 연구원은 "중국 부동산 시장에서 정부가 갖는 영향력을 고려할 때 위험이 확산하지는 않을 것이다. 은행권에서도 4대 국영은행이 주도적 기능을 하고 있어 부실이 커지면 정부가 개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가 긴축 정책을 완화하면 위축된 소비가 쉽게 회복될 가능성도 있다. 그렇게 되면 중국의 경착륙 우려는 자연스럽게 낮아진다.
대신증권 성연주 연구원은 "중국인들의 소득 수준이 향상됐고 구매 욕구도 커졌다. 경기부양책이 다시 시행되면 소비가 되살아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경제의 경착륙 불씨는 당분간 쉽게 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 오승훈 연구원은 "중국 경제 성장 속도가 줄어드는 내년 1분기까지는 경착륙 이슈가 반복해서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 가격 하락이 현실화하면 논란은 더욱 심화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chhan@yna.co.kr
yulsid@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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