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 특허 1위 놓고 글로벌 기업들 `신경전`

 점차 뜨거워지고 있는 롱텀에벌루션(LTE) 시장 경쟁의 열기가 ‘특허왕’ 타이틀을 놓고 경쟁사간 신경전으로까지 번졌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앤코가 지난달 ‘LG전자가 LTE 특허 보유가치 1위’라고 발표하자, 에릭슨·퀄컴·삼성전자 등 다른 기업이 ‘발끈’하고 나선 것.

 에릭슨은 제프리스앤코의 발표 내용을 처음 보도한 미국 주간지 포브스에 메일을 보내 항의했다. 에릭슨 관계자는 이 메일에서 “다른 보고서에선 에릭슨이 LTE 기술 관련 ‘핵심 특허(essential patents)’ 중 25%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명시하고 있다”며 “이는 관련 산업계에서 가장 큰 규모”라고 밝혔다.

 이는 LG전자가 LTE 관련 특허 1400여개 중 23%를 차지해 1위를 차지했다는 내용이 틀리다는 주장이다. 삼성전자도 ‘인정 못 한다’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LTE 특허가 1400여개라는 것도 어떤 기준을 가지고 분류하느냐에 따라 다르다”며 “유효 특허 분석은 매우 높은 전문성이 필요한 업무로 소규모 업체가 평가한 결과를 신뢰하기는 어럽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국 미디어그룹 인포마텔레콤앤미디어가 지난해 분석한 LTE 특허 순위는 조금 다르다. 이 회사가 유럽통신표준협회(ETSI)·미국특허청(USPTO)·유럽특허청(EPO) 등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른바 ‘특허괴물’ 중 하나인 인터디지털과 퀄컴이 21%와 19%의 압도적인 점유율로 LTE 관련 글로벌 특허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화웨이가 9%, 삼성이 8%로 뒤를 잇는다. LG와 에릭슨은 각각 7%다. 업계 한 전문가는 “LTE 특허 역시 3G나 HSDPA·HSPA+ 등 3.5G 통신기술과 깊은 기술적인 연관성을 지니기 때문에 완제품 제조기업보다는 통신·칩 전문기업이 가진 특허 가치가 높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제3의 기관이 내놓은 객관적인 조사 결과에 우리가 변명할 필요도 없다”면서도 “3G와 달리 LTE의 핵심 기술인 직교주파수분할다중접속방식(OFDMA) 특허는 LG가 많이 축적해 놓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LG는 지난 10일 열린 새 스마트폰 모델 ‘옵티머스 LTE’ 발표 현장에서도 “글로벌 1위 LTE 특허 기술을 기반으로 완벽한 제품을 만들었다”고 내세웠다.

 이와 관련 업계 한 전문가는 “특허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은 그만큼 향후 이권이 집중될 것이기 때문”이라면서 “특허는 그러나 핵심 특허 여부와 가치가 큰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그 여부를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업계가 LTE 관련 특허에 이처럼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은 4G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면 안 된다는 급박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G·3G 시장에서 CDMA 표준 특허를 보유한 퀄컴이 막대한 로열티를 챙겨왔던 것과는 달리, 향후 2~3년 후 완전히 4G로 전환되는 새 시장의 기술 리더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프리스앤코가 발표한 LTE 관련 특허 점유율

인포마텔레콤앤미디어가 발표한 LTE 관련 특허 점유율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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