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의 사망으로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던 중에도 안드로이드 진영은 애플과의 소송에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 잡스 사망 뒷날인 6일 구글과 T모바일은 애플 대 HTC의 소송에서 법정조언자(amicus curiae)의 자격으로 진술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소송은 애플이 HTC를 상대로 특허 침해 혐의로 제소한 것인데, 구글과 T모바일의 법정조언 진술서는 이전과는 사뭇 다른 내용을 담고 있다. 특허 전문 블로그인 포스페이턴트를 운영하는 특허 전문가 플로리언 뮬러에 따르면 “결과적으로 애플의 특허를 침해한 것이 사실이라고 해도 HTC 모바일 단말기의 미국 내 수입 금지나 판매 금지는 안 된다”는 내용이다.
그럴 경우 애플의 독점 체제가 예상되며 이는 공공의 이익에 반하는 것이라는 의견이다. 플로리언 뮬러는 “공익을 위해서라면 특허 침해도 무방하다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구글과 T모바일은 "모바일 시장 경쟁을 위해 HTC 제품을 수입 금지시켜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진술서에 담았다. 두 회사는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HTC 제품이 비록 애플의 특허를 침해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할지라도 판금은 하지 말아달라는 것이 공통된 내용이다.
이는 애플의 특허 침해 소송이 MS와 달리 로열티 라이선스가 목적이 아니라는 데 기인한다. MS는 HTC, 삼성전자 등 스마트폰 제조업체들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 로열티를 받는 데서 합의하고 있지만 애플의 목표는 로열티 수입이 아닌 경쟁사의 비즈니스 위축에 있다.
구글은 “애플이 시도하려는 것은 미국 내 주요 안드로이드 단말기를 전부 제거하려는 것”이며 이는 “사실상 모바일 단말기 업계에 실질적인 애플 독점 체제를 만들게 한다”고 주장했다.
또 구글은 “애플은 미국 최대의 모바일 컴퓨팅 단말기 판매자로, 빠르게 성장하는 신생 경쟁사(HTC)를 제거하게 되면 (미국 내 모바일 단말기의) 가격이 상승하고 서비스 품질이 저하될 것이며, 기술에 대한 소비자들의 접근성이 쇠퇴되는 한편 혁신도 꺾일 것”이라고 법정조언서에 썼다. 이 문장에 대해 애플인사이더는 “구글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안드로이드 단말기가 파죽지세로 성장하면서 애플을 무력화시키고 있다고 표현했다”고 꼬집었다.
T모바일의 경우 HTC 제품이 수입 및 판매 금지되어야 한다면 최소 4~6개월 정도의 전환 기간을 두어야 소비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요청했다.
플로리언 뮬러는 “이는 마치 시장 경쟁의 혜택을 위해서라면 특허 침해를 정당화할 수 있다는 것으로 들린다”며 “경쟁과 지적재산권 보호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전자신문미디어 테크트렌드팀 trend@ertnews.com
▲포스페이턴트의 구글, T모바일 법정조언 문서 보러가기
http://fosspatents.blogspot.com/2011/10/google-and-t-mobile-ask-itc-not-to-ban.html
박현선 기자 hspar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