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능올림픽 우승 17번째라는데

 우리 젊은 기능공 43명이 지난 4일부터 9일까지 엿새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제41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 나가 또다시 으뜸 실력을 뽐냈다. 50개국 949명이 출전한 40개 경연 종목 가운데 ‘컴퓨터정보통신’을 비롯한 39개 분야에서 금메달 13개, 은메달 5개, 동메달 7개를 땄다.

 17번째 종합 우승이다. 1967년 스페인 대회로부터 34년간 26회 출전해 17번 우승했으니 승률이 무려 65.4%다. 세계 최고 수준인 터라 뿌듯하다. 특히 올해 다른 나라의 심한 견제에도 불구하고 2007년 일본, 2009년 캐나다 대회에 이어 3연패를 일구었다니 더욱 자랑스럽다.

 능히 드러내어 뽐낼 만한 성적임에도 우리나라 생산 분야에 드리운 그늘은 여전하다. 당장 제41회 국제기능올림픽 한국대표단장을 맡아 런던에 다녀온 송영중 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은 “숙련 기술인들이 사회에서 ‘합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계 경연 승률이 65.4%나 되는 우리 젊은이의 재능이 알맞은 대우를 받지 못한다니 이게 도대체 어찌 된 일일까. 1970년대 국제기능올림픽에서 우승한 이들을 카퍼레이드를 벌여 환영했을 정도였다면 30여년이 흐른 지금은 ‘합당한 대우 이상’을 누려야 마땅한 것 아닌가.

 일이 그릇됐다. 우리 사회가 기술에 알맞은 대우를 할 바탕을 마련하지 못했다. ‘기능올림픽 종합 우승’을 국위 선양 홍보에 활용하는 데 바빴을 뿐 생산 현장을 제대로 돌보는 데 미흡했다. 기능공을 푸대접하는 사회 인식을 바꾸려는 노력을 성실히 수행하지 않았다.

 2년마다 국제기능올림픽 우승자를 칭찬한 뒤 뒤돌아서면 잊는 쳇바퀴를 언제까지 돌릴 텐가. 우리 기능공 얼굴에 맺힌 땀을 진심으로 씻어 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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