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당신덕에 행복했소, 스티브 잡스!

 너무 일찍 떠났다. 향년 56. 무에 그리 급했을까. 애달프다. 스티브 잡스는 세상에 남아 더 많은 것을 내보였어야 했다.

 쉬지 않고 달리 생각한 사람. 1984년 1월 TV용 ‘매킨토시’ 광고 속 빅 브라더를 향해 망치를 날리듯 늘 타성을 깬 그였다. ‘애플Ⅱ’와 ‘토이스토리’와 ‘아이팟’이 그랬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는 충격이었다. 사업 관행 따위에 눌리어 절절매는 정보통신기술(ICT) 업계를 통렬히 깼다. 시장 질서를 ‘애플이 만드는 것’으로 바꾸었다.

 세상 시샘을 한 몸에 받은 탓일까. 2004년 암이 그를 붙들었다. 2009년엔 간을 이식해야 했다. 아파서 더 절실했을까. 2007년 6월 ‘아이폰’에 담아낸 열정이 ICT 세계를 뒤엎었다. 이후 애플은 지난해 6월까지 매년 새 ‘아이폰’을 선보이며 왕성하게 뻗어 올랐다. 지난해 4월 ‘아이패드’까지 내놓아 경쟁 업체를 혼수상태에 빠뜨렸다.

 잡스의 죽음이 임박했던 까닭인가. 올해 애플은 파격하지 못했다. 그제 ‘아이폰5’가 아닌 ‘아이폰4S’로 내려앉은 게 혁신 동력 상실을 방증한다. 이를 두고 한국 휴대폰 제조업계에 기회가 올 것이라는 둥 유리한 상황이라는 둥 호들갑을 피우는 사람도 있다. 경망하다.

 ICT 시장에 이미 ‘애플 생태계’가 자리 잡았다. 새 ‘아이폰’이 신통치 않다 해서 금방 무너질 체계가 아니다. 정보기기와 콘텐츠 유통을 포괄하는 복합 체계다. 기능 좋은 제품 몇 개로 인기 좀 얻는다고 애플 애플리케이션 장터(앱스토어)를 무너뜨릴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잡스가 남긴 게 제품과 서비스만이 아니다. 더 큰 유산이 있다. 남과 다른 생각과 상상력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그가 입증했다. 창업한 회사에서 쫒겨나고, 병마에 시달려도 또다시 일어났다. 적잖은 실패마저 또다른 혁신을 향한 지렛대로 삼았다. 세계 청춘들에게 삶과 도전의 의미를 일깨웠다.

 우리는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 잡스의 독선과 자유로움이 공존한 애플의 실체에 더욱 파고들어야 한다. 그게 우리가 꾸는 꿈을 실현할 지름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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