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기후변화로 신음하고 있다. 올해 미국·캐나다·서유럽엔 엄청난 한파와 폭설이, 유럽 남동부는 최악의 물난리로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지난해 러시아에서는 폭염으로 1만5000명 이상이 사망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올해 초 영동지역에는 100년만의 폭설로 국도가 마비됐다. 영서지방 7월 강수량은 825.5㎜로 평년보다 2.3배 많았다. 특히 춘천은 7월 26~27일 이틀간 무려 427㎜라는, 1966년 이래 가장 많은 비가 쏟아졌다.
무관심과 함께 지구는 급격히 병들어 가고 있다. 그 피해가 고스란히 우리에게 돌아온다. 따라서 바로 지금이 나와 가족, 나아가 인류의 생존을 위해 지구를 지키는 작은 실천이 필요한 때다.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어떻게 지구를 지킬 수 있는 힘을 보탤 수 있을까. 정답은 바로 지구를 살리는 녹색소비를 실천하는 것이다.
구입한 제품을 아껴 쓰는 데서 시작한다. 사용하지 않는 가전제품 전원코드는 뽑아둔다. 제품을 구입할 때는 에너지고효율제품이나 환경표지(마크) 부착여부를 살펴보고 구입한다.
작은 실천은 사회 변화의 큰 원동력이 된다. 소비자가 우선적으로 친환경적이고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제품을 선호해 구입하면 당연히 그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구매자들의 기호를 충족시키기 위해 더 나은 녹색제품의 개발에 힘을 쏟는다. 녹색소비의 선순환체계, 녹색사슬이 구축되는 것이다.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국민이 쉽게 녹색소비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를 도입했다.
에너지고효율 등 녹색제품 구매, 대중교통 이용 시 연간 최대 20만원(제품가격의 1~5%)까지 현금처럼 사용가능한 포인트가 적립되는 그린카드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린카드는 지난 7월 22일 이명박 대통령이 1호로 발급받은 뒤 70일 만에 16만장가량이 발급됐다.
또 제품 생산 및 소비과정에서 오염을 상대적으로 적게 일으키거나 자원을 절약할 수 있는 제품에 환경표지(마크)인증을 부여하고 있다. 제품 및 서비스의 생산·수송(유통)·사용·폐기 등 전 과정에서 발생한 CO₂ 배출량을 제품에 부착하는 탄소성적표지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소비자가 보다 쉽게 녹색소비를 실천할 수 있고, 기업의 녹색생산 지원 및 온실가스 감축률을 제고하기 위해 11월부터는 탄소성적표지 2단계 인증인 ‘저탄소상품 인증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아울러 환경 친화적 매장운영을 통해 환경개선에 이바지하는 유통매장을 녹색매장으로 지정하는 제도가 다음 달부터 시행된다.
이 같은 제도를 통해 국민들에게는 녹색소비를, 기업에게는 녹색생산을 유도하는 것이다.
녹색소비는 녹색성장을 이루는 필수 요소다. 아무리 국가에서 친환경 산업 육성정책을 펴고 기업이 녹색제품을 생산해도 소비자가 참여하고 구매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녹색소비에 대한 국민의 높은 관심이 녹색기술과 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필수 양분이 된다는 것이다.
녹색소비는 단순한 실천운동이나 캠페인이 아니다. 작게는 우리 가족, 나아가 인류의 생존 방법이다. 정부는 녹색소비 활성화를 위한 환경을 조성하고 기업은 녹색제품을 생산한다. 소비자는 녹색소비를 적극 실천했을 때 지구를 지키는 녹색사슬이 완성되게 된다. 이런 노력이 큰 힘으로 모아져 생명의 근원인 지구가 다음세대에 온전히 건네질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해본다.
윤승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yoonsj@keit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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