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보았다.’ ‘우리가 많이 미흡함을 깨달았다.’
지난 5일 전자신문·중소기업청이 개최한 ‘스타트업(Start-Up) 포럼 2011’ 참석자 반응이다. 올해 두번째 열린 이번 행사에서 국내외 스타트업 대가들은 강하면서도 구체적인 메시지를 다수 남겼다. 스타트업기업인이 새겨둘 네가지 메시지를 찾았다.
◇스마트 버블? 이제 시작이다=일각에서는 히트 애플리케이션(앱)이 더 이상 등장하지 않자, 스마트혁명기도 ‘버블(거품)’이 끼기 시작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이들 생각은 달랐다. 한킴 알토스벤처스 대표는 “1990년대 말 인터넷 시장이 굉장히 크다고 했는데 지금 모바일 시장은 더 크다”면서 “모바일인터넷시장은 계속 열릴 것이다. 시장이 더 성장하고 수익 기회는 충분히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본천 LB인베스트먼트 대표도 “오랫동안 투자를 해봤지만 지금 버블 시기로 느껴지지 않는다. 세계 경제가 위기를 맞아 그렇게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사람’에 올인하라=소수로 운영되는 스타트업·벤처에 있어 사람 중요성은 끊임없이 강조됐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인재는 회사를 만들 수도 파괴시킬 수도 있다. 회사 문화에 안 맞는 사람이 오면 그동안 쌓아놓은게 무너질 수 도 있다”면서 “핵심인재를 뽑을 때 해외 투자자가 직접 비행기를 타고 와서 면접을 본 적도 있다”고 강조했다. 폴김 크레디트플라이 대표도 “회사 성공과 실패는 사람에 달렸다. 미국이 타깃이면 적합한 인재가 필요하다. 키맨(핵심인재)을 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배기홍 뮤직쉐이크 이사는 “‘벤처 CEO는 80%를 사람 채용에 쓰고, 나머지 20%는 그 사람을 잡아두는데 써야 한다’는 말이 있다”며 인재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세주 워크스마트랩 대표는 “사람을 뽑을 때 솔직함도 중요하다”며 “자신의 실수와 어려움까지 솔직하게 팀과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라”고 제안했다.
◇투자자는 성공 파트너다=실리콘밸리 스타트업기업 성공사례를 보면 엔젤·벤처캐피털투자자를 빼 놓을 수 없다. 성공파트너로 투자자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구본천 LB인베스트먼트 대표는 “후속투자를 할 수 있는 곳을 찾아라. 회사가 잘 돼도 안 돼도 후속투자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병규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대표는 “국내 창업자를 보면 지분에 집착한다”며 “중요한 것은 사업을 성공시키는 것이다. 사업이 실패하면 남는 지분은 하나도 없다”고 투자자 활용을 당부했다. 임정민 라이포인터랙티브 대표는 투자자는 회사 의사결정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만큼 성향을 미리 파악할 것을 주문했다.
◇튀어라 그리고 경쟁사와 친해라=한킴 대표는 “새가 때를 지어 날아갈 때 그중 특출한 새를 찾아 투자하는 것이 벤처캐피털”이라며 “남들과 동일한 트렌드를 쫓지 마라”고 강조했다. 상당수 해외 벤처캐피털 심사역들은 한국 벤처기업 기술과 아이디어 수준이 비슷하다는 지적이다. 그들이 강조하는 것은 ‘혁신’이다.
데이비드 리 XG벤처스 대표는 “실리콘밸리 벤처간 경쟁은 치열하다. 하지만 경쟁속에 협력도 지속적으로 펼쳐진다”고 말했다. 존남 스트롱벤처스 대표도 “실리콘밸리는 경쟁사와 함께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실리콘밸리의 문화가 힘이다”고 강조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