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패널토론 ‘실리콘밸리 VS 테헤란밸리’에서 우리나라와 미국 벤처 환경 비교분석이 있었다. 적지 않은 부분에서 미국 벤처시장이 앞서 있다는 평가였지만, 오히려 한국 방식이 효과적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구본천 LB인베스트먼트 대표는 “미국은 벤처캐피털 여러 곳이 동일한 벤처기업에 투자시, 동일한 계약서에 사인을 하지만 우리는 같은 단계 투자임에도 각각 계약서를 쓴다”면서 “이러다보니 회사 매각시 한 회사만 반대해도 이뤄지지 않는다. 미국식으로 바뀔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다만 “우리나라 투자계약서는 20페이지 정도인데 비해 실리콘밸리에서는 100페이지에 달한다.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담아놓기 때문으로, 벤처기업이 불리할 수 있다”고 평했다.
기업 평가기준 차이 지적도 있었다. 임정민 라이포인터랙티브 대표는 “해외 벤처캐피털은 팀 구성원과 성장성을 많이 보는데 비해 국내 벤처캐피털은 재무구조를 주로 본다”며 “부실이 발생하면 우리나라는 사고를 막는 것에 주안점을 두는데 미국에서는 회수(Exit)플랜을 고려한다”고 비교했다.
해외에서 자금을 유치한 김범석 쿠팡 대표는 “투자자는 주요 이슈를 공유할 것을 제안한다. 도와주려하고, 회사가 중요한 결정을 할때 함께 하려고 한다”면서 “일례로 핵심 인력을 영입할 때 봐달라고 부탁하자 미국에서 한국까지 온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미국식 방식을 맹목적으로 따라갈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킴 알토스벤처스 대표는 “실리콘밸리에서는 회사가 클 것이냐만 집중하는데 한국은 실리를 본다. 어떤 것이 옳다 나쁘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며 “흥미로운 것은 과거 10년 평균 벤처투자 회수실적을 보면 한국 성공사례가 더 많다. 그 측면에서는 한국 투자자들이 더 잘한다고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구본천 대표는 “좋은 벤처캐피털은 한번 투자 후 후속투자를 할 수 있는 곳”이라며 “벤처회사는 잘 되도 안 되도 자금은 계속 필요하다”면서 “후속투자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벤처캐피털을 찾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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