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학에서 동물백신 생산에 필수인 혈청의 국산화 및 대량생산 기술을 개발했다.
영남대 최인호 교수(생명공학부)는 한우 혈액에서 추출한 혈청을 활용, 구제역 백신개발용 세포주의 배양에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에서 도축된 60만마리의 한우에서 방혈돼 거의 대부분 버려졌던 약 1만5000톤의 혈액을 재활용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전량수입에 의존하던 국내 혈청시장에서 연간 200억원 규모의 수입대체효과가 기대된다. 성호르몬이 다량 포함된 혈액이 무방비로 방류, 생태계를 교란하는 환경호르몬으로 작용할 위험도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
최 교수의 연구는 성별 특이적 맞춤형 소혈청 생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존 소혈청은 성별을 고려하지 않고 채취가공된 반면에 이는 동물의 혈액 내에 존재하는 호르몬이나 구성물질이 다르기때문에 세포배양에 특이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사실에 기반했다.
결국 구제역 백신 생산에 주로 사용되는 세포주(BHK-21)가 수입한 소태아혈청에 비해 성체한우의 혈청에서 더 잘 자란다는 결과를 얻었으며, 암컷 혈청보다 수컷 혈청에서 훨씬 더 잘 자란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냈다.
바이러스나 세포마다 배양에 최적인 성별 특이 혈청인 일명 ‘맞춤형 혈청’의 개발이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최 교수는 “성별 특이 혈청이 산업화되면 수입 소태아혈청에 비해 몇 배나 저렴한 가격으로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농가부담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