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반도체산업협회 회관 건립 무산으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시스템반도체진흥센터 판교테크노밸리 입주가 불투명해짐에 따라 시스템반도체진흥센터와 한국전자부품연구원(KETI) SoC센터를 기둥삼아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려던 경기도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됐다.
경기도는 시스템반도체진흥센터가 입주하지 않더라도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는 예정대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지식경제부로 공 넘긴 경기도=경기도는 KETI SoC센터가 글로벌 R&D센터에 입주키로 했고, 주성엔지니어링과 엠텍비전 등 반도체 관련 기업들도 속속 입주하고 있어 크게 염려할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내심으로는 어떤 형태로든 판교테크노밸리에 입주해 주기를 희망하고 있다. 시스템반도체진흥센터는 교육시설과 설계실·실험실 등 지원시설은 물론 창업보육센터까지 갖추고 있어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에는 꼭 필요한 기관이기 때문이다.
이부영 경기도 과학기술과장은 “ETRI가 입주하면 금상첨화겠지만 입주하지 않는다고 해서 근간이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당초 계획은 글로벌 R&D센터에 입주하는 것이었으나 반도체산업협회가 지경부에 요청해 수정했던 것이고, 시스템반도체진흥센터도 아직 판교 이전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라고 여운을 남겼다.
◇시스템반도체진흥센터 판교행은 물 건너갔나=현재로서는 미지수다. 센터가 모색할 수 있는 대안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물론 모두 지경부와 협의를 거쳐 결정할 사항이다.
가장 쉬운 방안은 당초 계획대로 글로벌 R&D센터에 입주하는 것이다. 이 경우 반도체산업협회는 별도 방안을 찾아야 한다. 센터는 이를 희망하고 있으나 당장은 지경부에서 원치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R&D센터가 아니라면 인근 다른 임대공간을 찾을 수도 있다.
또 다른 방안은 센터가 직접 지분 참여해 아이리버 건물을 인수하는 것이다.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 입주해 있는 센터는 임대료가 100억원 규모에 이른다. 협회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지분으로 참여하기에 전혀 모자람이 없다. 지분을 참여하면 자사 사용이 된다. 계획에 없던 임대사업 때문에 제동이 걸렸던 협회 회관 건설도 그대로 추진할 수 있다.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는=당장은 반쪽으로 출발할 수 밖에 없다. 관련 기업들과 KETI는 들어왔지만, 기업을 대표하는 협회와 주요 지원시설을 갖춘 ETRI 시스템반도체진흥센터 입주는 나중을 기약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밖에 경기도가 추진해 온 기업집적화를 위한 벤처빌딩과 지원센터 기능을 할 이노베이션센터 구축 및 기업당 5억원까지 투자할 수 있는 엔젤펀드 조성 등은 계획대로 진행된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