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카드는 단기 반등 장기적으로 경제에 도움

 3차 양적완화(QE3)냐. 지급준비금 인하냐. 아니면 새로운 꾸러미를 풀어놓을까.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26일(현지시각) 예정된 벤 버냉키 연방준비이사회(FRB) 의장의 연설에 세계 경제가 주목하고 있다. 초점은 지난해에 이어 미국이 QE3 카드를 꺼내느냐다. QE3가 꺼져가는 경기에 불을 지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25일 금융 전문가들은 QE3 카드 기대를 낮추라고 조언했다.

 이재만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QE2 발표 당시 보다 체감경기가 악화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QE3 기대감이 있는 게 사실이지만 공화당 등 정치권의 반대와 높은 물가 수준을 고려할 때 QE3 카드를 꺼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다고 버냉키의 카드가 아예 없는 것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QE3 외에도 △보유채권 유지기간 명시 △초과지준율 인하 △만기 채권의 재투자 등을 꼽았다. 이 연구원은 “현재 FRB의 보유채권 규모가 2조6628억달러로 현 자산 규모 유지 기간을 명시하면 은행 대출태도 완화를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이 대출 태도를 바꾸면 대출여건이 개선되고 이는 소비와 투자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

 초과지준율 인하도 FRB가 쓸 수 있는 카드다. 미국 FRB의 지급준비금 총액은 1조6833억 달러로 이중 의무지급준비금과 초과지급준비금은 각각 813억달러와 1조6020억달러다. 초과지급준비금 이자는 연 0.25%로 이를 낮추면 시중은행의 대출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이미 FRB가 저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고 단기금리가 너무 낮아지면 머니마켓펀드(MMF)와 같은 단기금융 운용에 문제를 드러낼 수 있다는 진단이다.

 단기채권 만기도래 금액을 장기투자에 재투자하는 것도 다른 카드다.

 FRB가 보유한 9008억달러 규모 5년 이하 단기 채권을 장기로 전환하면서 장기 채권금리를 떨어뜨리는 것이다. 이럴 경우 장기금리 하락을 유도해 투자가들이 과감하게 투자에 나설 수 있게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버냉키의 잭슨홀 연설을 단기보다는 장기적인 시각에서 봐야한다고 제시했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버냉키가 꺼낼 카드가 시장에서 이미 알고 있어 주가 반등은 제한적일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차단되고 주식 등 위험자산 투자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순표 대신증권 투자전략 팀장도 “QE3 카드 가능성이 있지만 발휘되더라도 주식의 큰 폭 반등 가능성은 낮다”며 “추가로 이어질 오바마 정부의 카드를 살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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