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지식과 지식재산

 미래학자 앨빈토플러는 ‘권력이동’이라는 책에서 이렇게 주장한다. 빠른 흐름을 갖는 데이터와 아이디어 등 소위 ‘제3의 물결’로 불리는 지식이 굴뚝문명과 충돌하는 과정이 권력투쟁이다. 또 새로운 부와 재산을 창출하는 원천은 지식에 있으며 이 새로운 권력이 ‘지식권력’이라고.

 ‘지식’은 ‘어떤 대상에 대해 배우거나 실천을 통해 알게 된 명확한 인식이나 이해’를 말한다. ‘재산’은 ‘경제가치가 있는 것’을 의미한다.

 두 단어는 비교적 단순하지만 ‘지식’과 ‘재산’을 합쳐 놓은 ‘지식재산’은 좀 더 깊은 생각을 요구한다.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는 ‘지식재산’을 이렇게 정의한다. ‘문학·예술·공연·발명·발견·의장·상표·상호 등에 대한 보호 권리와 공업·과학·문학·예술분야 등 지적 활동에서 발생하는 기타 모든 권리를 포함 한다’.

 최근 지식재산 분야의 취약함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과학 분야에서는 연구 성과에 대한 보상이 부실하다는 얘기도 들린다. 산업계에선 소프트웨어(SW) 분야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쏟아진다. 언론을 이를 이공계 기피현상을 초래한다고 해석한다.

 문제 본질은 따로 있다. 겉으로 보이지 않는 지식의 산물을 인정하지 않는 우리 사회의 인식과 태도가 원인이다. 눈에 보이는 당장의 결과를 내놓지 않으면 평가자는 연구자가 연구를 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한다. 또 무형의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은 간단한 아이디어 차원으로 취급한다. 때문에 제 값을 쳐 주지 않을 뿐더러 거리낌 없이 복제해버리기도 한다. 이를 규제하는 제도가 있지만 현실과 거리가 있다.

 이미 20여전 전에 미래학자가 ‘지식재산’을 얘기했다. 그럼에도 우리 현실은 지식재산의 정의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 같다. 연구·개발자에게 돈을 더 주는 것도 필요하다. 그보다 지식재산에 대한 우리의 명확한 이해와 그 값어치를 제대로 인정하는 태도가 급하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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