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역사상 최악 상황 가운데 하나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고려하더라도 IT 업종 수출 경쟁력은 빠르게 회복할 전망이다.
10일 증시는 60포인트가 넘는 상승세로 출발했지만 상승폭을 크게 줄여 강보합 수준에서 장을 마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실물경기가 위축되는 것 아니냔 우려감이 반영된 결과다.
그러나 증시전문가들은 우리 경제의 체력이 금융위기 때와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황건호 금융투자협회장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주식시장이 큰 변동폭을 보이고 있지만 당시와는 펀더멘털(기초)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기업 유보금이 당시와는 달리 탄탄한 데다 수출도 다변화돼 선진국 경기 하락 우려가 크지 않다고 배경을 덧붙였다.
실제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파산을 신청한 후 1년여 기간을 들여다보면 IT산업의 주축인 수출 경쟁력은 빠른 회복세를 탔다. 또 하락폭이 큰 만큼 수익률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리먼 파산후 국내 수출 감소가 본격화된 것은 11월부터다. 11월 수출은 전년대비 17.4% 감소한 290억달러에 그쳤다. IT도 타격이 컸다. 당시 IT산업 수출은 32.4%나 감소했다. 반도체 수출은 전년대비 44%나 줄었고 휴대폰(-25.4%), 디스플레이 패널(-18.3%), TV(-59.9%) 등도 수출이 급감했다. 당시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고 IT 제품은 소비 침체로 급격히 수요가 줄었다. 기업이익도 급감했다. 하지만 경기침체를 극복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1년이 지나지 않은 이듬해 6월 전체 수출이 300억달러를 다시 넘어섰다. IT수출은 9월 전년대비 2.5% 감소에 그쳤다. 그해 11월에는 IT 수출이 전년대비 36.5% 신장하는 본격적인 회복세를 맞았다. 당시 디스플레이 패널은 6월부터 수출이 증가했고 반도체는 세계 시장점유율이 56.9%로 8.1%P나 높아졌다.
그만큼 IT산업 경쟁력이 커졌음을 입증한 것이다.
코스피지수도 드라마틱한 상승세를 펼쳤다. 2008년 10월 1일 1439.67을 기록했던 코스피지수는 같은 달 24일 938.75포인트로 한달 사이 34.79%나 하락했다. 하지만 1년 후인 2009년 9월30일 지수는 저점 대비 734.39포인트(78.23%) 오르면서 과거 지수를 상회했다.
전기전자 업종의 수익률은 코스피 지수 수익률을 더 상회했다. 최저점인 2008년 3814.72를 기록했던 전기전자 업종지수는 1년후인 9월30일 7793.62로 104.3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코스피대비 26.07% 추가 상승한 셈이다.
이상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더블딥(이중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적지만 비록 침체에 빠지더라도 중국이 긴축을 완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수출이 다변화된 국내 IT산업은 빠른 회복세를 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표>리먼 사태이후 국내 수출 추이(단위 억달러)
자료 지식경제부
코스피 지수 추이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