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가 본사 차원에서 수년간 ‘글로벌 표준’으로 유지해 온 SA(School Agreement) 대신 EES(Microsoft Enrollment for Education Solution)를 내놓은 것은 특정 국가의 지적을 적극 수용한 매우 드문 경우에 속한다.
MS가 기업·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대량의 라이선스 정책을 처음으로 PC 보유대수가 아닌 사람 수를 기준으로 계약 대상을 책정한다는 점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이를 계기로 기업·공공기관의 SW 구매 담당자들도 MS의 다양한 라이선스 정책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SW 구매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교육계 대체로 환영=교육계는 일단 긍정적인 태도를 취했다.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MS가 윈도의 지배력을 활용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낮은 오피스 등 여타 프로그램을 판매하던 그간의 영업 관행에 비추어 볼 때 분리 구매를 허용한 것은 우리의 지적을 상당부분 받아들인 것으로 이해한다”며 “라이선스 구매 수를 산정할 때 PC 사용 빈도가 낮은 비정규직 교원까지 포함한 것과 할인구간이 두 개로 나뉜 것은 다소 아쉽지만 이는 MS총판과 계약할 때 어느 정도 조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수용한다”고 했다.
MS 본사가 이 같은 결정을 이끌어낸 데는 한국MS의 적극적인 설득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한국MS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국내 교육계 현실을 끊임없이 본사에 주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신문 보도 이후 공정거래위원회의 불공정 계약 조사가 시작된 것도 적지 않은 압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라이선스 정책도 바뀔지 관심=EES는 MS가 대량 구매 라이선스 중 처음으로 PC 보유대수가 아닌 사람 수를 기준으로 계약규모를 책정한 사례여서 여타 라이선스에도 이 같은 기준을 적용할지 주목된다.
MS의 EA(Enterprise Agreement), EAS(Enterprise Agreement Subscription) OV(Open Value), OVS(Open Value Subscription) 등 여타 라이선스는 모두 PC를 기준으로 한다.
가령 대규모로 구조조정을 한 기업의 경우, 사용하지 않는 PC도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해야 해 과거 일부 기업에서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EES는 SW 분리 구매로 인한 가격인하를 실질적으로 보장했다는 점도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여타 라이선스를 이 같은 방향으로 바꾸면 MS 매출이 크게 줄어들 수 있어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MS의 다양한 라이선스 정책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는 지적도 높다.
업계 한 전문가는 “대다수 기업 담당자들은 라이선스 정책을 잘 모른다”며 “라이선스 정책상 PC 대수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구조조정으로 인해 200명의 직원이 줄었다는 점을 MS에 인지시켜야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다른 전문가는 “EA의 경우 새로 계약하지 않아도 업그레이드만 안 될 뿐 옛 버전 제품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이를 알고 협상테이블에 앉는 것과 모르고 앉는 것은 천양지차”라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cool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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