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IT허브 꿈꾸는 싱가포르 창이비즈니스파크

Photo Image
창이비즈니스파크 전경

 지난 18일 싱가포르 창이공항 인근 ‘창이비즈니스파크’에 위치한 EMC 혁신개발센터. 빌 튜버 부회장, 리치 나폴리타노 유니파이드스토리지본부 사장, 브라이언 갤라허 가상화프로덕트그룹 사장 등 본사 주요 임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미국, 영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린 신제품발표회 ‘EMC 레코드-브레이커(Record-Breaker) 이벤트 2011’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EMC가 아·태지역에서 시장 규모가 큰 일본, 중국을 제쳐두고 행사지로 선택한 창이비즈니스파크는 싱가포르가 정보기술(IT) 허브로의 도약을 꿈꾸는 기반 거점이다. 싱가포르는 창이비즈니스파크를 중심으로 기존 금융·물류를 넘어 IT 분야에서도 아시아 허브를 구현한다는 전략이다.

 싱가포르 정부가 지난 1997년부터 조성 중인 창이비즈니스파크는 금융기업이 즐비한 기존 시내 중심가와는 다른 첨단 기술단지다. 66만㎡(약 20만평)로 다른 나라 산업단지에 비해 넓은 편은 아니지만 EMC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의 연구개발(R&D), 테스트베드센터, 데이터센터가 속속 모여들고 있다.

 EMC는 2009년 자사의 다섯 번째 혁신개발센터를 창이비즈니스파크에 개소했다. 지난해에는 IBM이 클라우드연구소를 열었고, 어플라이드머티리얼은 6000만달러를 투자해 오퍼레이션센터를 마련했다.

 시티 그룹은 올 상반기 IT조직(International Technology Office) 인력 2000여명이 근무하는 테크놀로지센터를 열 예정이다.

 이처럼 세계 유수의 기업이 주요 IT시설을 싱가포르에 구축하는 데는 영어가 공용어로 쓰이고, 기존 금융·물류 허브로서 각종 기반 시설이 좋다는 점 외에 정부 당국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도 한몫을 했다.

 싱가포르 정보통신개발청(iDA)은 미래 성장동력의 일환으로 데이센터 단지 개발(DCP), 클라우드컴퓨팅 프로젝트 등을 다양하게 추진 중이다. 이의 핵심 기반 역할을 창이비즈니스파크가 담당하고 있다.

 IT조사기관 IDC 아·태지역본부의 데프니 청 수석연구원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법인세율, 통신망 고도화 등이 어우러지면서 기존 글로벌기업의 지역 사무소뿐 아니라 혁신, 기술개발 거점으로도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창이비즈니스파크를 앞세운 싱가포르가 IT거점 측면에서 장점만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나라 정부와 마찬가지로 싱가포르 역시 급변하는 기술 흐름에 대응하는 정책변화 속도가 늦다.

 현지에서 만난 EMC 아·태지역본부 고위 임원은 “클라우드 컴퓨팅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확장성 같은 기술적인 부분을 해결하는 것은 쉽지만 데이터 이동·보관상의 제약 등 정책적인 부분은 어려운 과제”라며 “싱가포르에도 이러한 문제가 있어 관련 기관과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싱가포르=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Photo Image
창이비즈니스파크 전경
Photo Image
창이비즈니스파크 내에 자리잡은 `EMC 혁신개발센터`
Photo Image
창이비즈니스파크 내에 자리잡은 `EMC 혁신개발센터`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