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은 KBS·MBC에 역사적으로 퍽 소중한 해다. 바로 올해가 공교롭게도 두 방송사 모두 개국 5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기 때문이다. KBS TV는 1961년 12월 31일 개국했고, MBC는 1961년 12월 2일 창사했다. KBS가 국영방송으로 서울 남산에 새 청사를 지어 TV 방송을, MBC가 서울 인사동 한 상가에서 상업방송으로 라디오 방송을 시작한 것이다.
이 역사적인 해에 KBS·MBC 방송인들은 전파의 주인인 국민에게 ‘변화와 혁신’을 통해 진정한 봉사자의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꽤 넘친다 싶은 기득권이 있으면 내놓고, 능력에 비해 대접받는다 싶으면 겸손해지는 조직문화라도 만들어 가기 바란다.
이 뜻깊은 해에 두 방송사가 단순히 10대 기획이나 창사 대기획만 집행하지는 않으리라고 생각되지만, 내가 앞서 ‘변화와 혁신’을 주문한 만큼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변화’는 자신을 위해서나 조직을 위해서나 필수불가결한 과제다. 그러나 대부분 공기업 구성원들은 ‘달라지기’를 싫어하며 ‘이대로’를 외치고 살다, 자신도 망치고(정년 후에 일이 없는) 조직도 망치는(바람직한 문화가 없는) 경우가 다반사다. 따라서 3자(三自)운동만이라도 꾸준히 펼치기를 권장한다. 구성원들이 자성(自省)과 자정(自淨) 운동을 올바로 하면, 자강(自强)해지게 된다. 개인이나 조직이나 스스로 힘이 있어야 당당하게 살 수 있다.
‘혁신’ 방안은 간단히 몇 가지만 제시한다. 첫째, 방송 사료를 적극 발굴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하기 바란다. 이 역사적 계기에라도 하지 않으면 언제 또 하겠는가. 역사를 기록하고 보존하는 문화가 사풍으로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 두 방송사 정도의 재력이라면 사관(史官) 한두 명 채용해도 재정에 큰 타격은 없을 듯하다. BBC 사관제를 타산지석으로 삼았으면 좋겠다.
둘째, 두 방송사가 나름대로 ‘정체성 강화 및 정립’을 위해 심각하게 고민하기를 희망한다. 물론 방송 제도 탓이지만 공영방송이 이렇게 많은 나라, 방송공사가 두 개씩이나 있는 나라는 흔치 않을 것이다. MBC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최고의 공영방송’ ‘초일류 공영방송’이라고 외치는 동영상이 뜬다. 상업방송체제로 출발한 것을 신군부가 강제로 공영방송체제로 전환한 것이 잘한 것인지도 따져보는 해가 됐으면 한다.
셋째, 두 방송사 모두 사랑과 화합이 넘치는 회사로 거듭나기 바란다. 갈등과 분열을 청산하고 대화와 타협으로 국민을 편안하게 했으면 좋겠다. 이 지상파 양대 방송사의 당면 과제는 매스미디어 본래 사명인 사회 통합 기능 수행이다. 언제까지 갈라 놓고 찢어 놓는 데 조력할 것인가. 그에 앞서 사내 통합에 솔선하라. 최고경영자(CEO)들의 솔선수범 경영철학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2011년, 나는 이 두 거대 방송사가 큰 역사적인 해를 소중하게 천착하여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방송사로 우뚝 서기를 갈망한다.
김성호 객원논설위원·광운대 정보콘텐츠대학원장 kshkbh@kw.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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