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목표전환 스폿랩 앞으로 못판다

증권사들은 앞으로 스폿랩 상품을 팔 수 없게 됐다. 스폿랩 이란 미리 정한 목표수익률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일시 상환하는 랩상품으로 작년 하반기 이후 증권사들이 자문사들과 연계한 랩을 스폿랩 형태로 내놔 인기를 끌었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랩어카운트 관련 제도의 미비점을 보완하려고 전날부터 랩 상품을 팔 때 목표수익률을 제시하는 스폿랩 상품 투자권유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안의 시행에 들어갔다.

새로 시행한 금융투자업규정 일부개정안에는 증권사가 맞춤식 자산관리계좌(랩어카운트) 상품에 대한 투자권유시 투자자 유형별 일정기간 동안의 가중평균수익률과 최고 최저 수익률을 같이 제시하는 행위 이외의 방법으로 수익률을 제시하는 행위가 금지돼 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작년과 올해에 걸쳐 쏠쏠한 수수료 수익으로 효자상품이었던 자문사 연계형 스폿랩을 팔지 못하게 됐다.

금융감독원은 증권사들 앞으로 일제히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내 랩 상품을 팔 때 특정 목표수익률을 제시하는 스폿랩 상품 방식의 투자권유를 더 이상 할 수 없다고 고지하고 관련 신설 규정을 철저히 지키라고 요구했다.

김건섭 금융감독원 금융투자서비스국장은 "혹시 관성대로 특정 수익률을 제시한 상품을 팔 가능성이 있어 관련규정을 철저히 지키라고 주의를 환기했다"며 "만약 관련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면 검사를 통해 제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도 "스폿랩 판매는 이번주가 마지막"이라면서 "다음주부터는 더이상 판매를 할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삼성증권을 필두로 우리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은 최근 붐을 일으키고 있는 자문사 연계형 랩상품 중 일부를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면 상환하는 스폿랩 상품으로 판매해 쏠쏠한 수수료 수입을 올려왔다.

삼성증권은 작년 이후 7~8%의 수익률을 달성하면, 상환되는 목표전환형 자문형랩 상품을 26개 판매했다. 최근 한달 이내에 출시한 목표전환형 자문형랩 상품은 7개나 된다. 이 중 16개가 목표수익률을 달성했으며, 1개 상품을 제외한 15개가 4개월 이내에 목표수익률을 달성했다. 현재도 삼성증권의 자문형 랩 잔고 2조4천억원 중 7천억원 가량이 목표전환형 형태로 운용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작년 하반기부터 8% 수익률을 달성하면 상환되는 스폿랩 상품 14개 상품을 팔아 평균 66일내에 상환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작년 7% 수익률을 달성하면 상환되는 스폿랩 상품 22개, 5천여억원 어치를 팔았고, 이 중 최근 1개월내 출시된 6개 상품을 제외한 16개 중 12개 상품이 평균 51일에 상환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스폿랩은 상품마다 다르지만, 연 선취 1.8%, 분기 선취 0.2%의 수수료를 떼기 때문에, 증권사들은 자주 상환할수록 수익을 늘리는 구조다. 특히 상환율 1위를 달리는 브레인투자자문의 경우 작년에 38차례 상환했을 정도로 상환이 잦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불안하니까 투자자들이 단기적으로 정해진 수익률을 창출하는 상품을 선호하고, 증권사들은 짭짤한 수수료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되면서 스폿랩 상품이 봇물을 이뤘다"면서 "스폿랩 투자는 장기투자에 반하는 `언 발에 오줌누기`식 투자방식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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