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 사업은 국내 시장이 좁은 비즈니스입니다. 해외로 나갈 겁니다. 거기서 승부를 봐야죠.”
지난달 30일 성공리에 발사된 방송·통신위성 ‘올레 1호’의 산파역인 권영모 KT 위성사업단장(54)은 척박한 국내 위성시장 환경을 탓하기 보다는, 글로벌 시장에서 진검 승부를 하겠다는 각오다.
실제로 KT는 이번 조직 개편에서 위성사업단을 기존 네트워크 부문 산하에서 ‘글로벌사업본부’ 밑으로 편제 조정했다. 제대로 된 해외 영업을 펼치라는 이석채 회장의 의중이 담긴 조치다.
넓은 땅에 인구가 분산된 나라에 적합한 것이 위성 방송·통신 서비스다. 반면 우리나라는 좁은 국토에 인구는 밀집돼 있어 위성산업 시장의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권 단장이 러시아나 중국·미국·인도네시아·필리핀 등지로 눈을 돌리는 이유다.
“지난해 위성사업단은 사내 회사(CIC) 체제 원년을 보냈습니다. 모든 것을 우리 사업단 내에서 소화하고 처리해야 하는 상황으로 전환된 겁니다. 직원들 눈빛부터 달라졌어요. 이제는 우리가 주인입니다. 스스로 협력사를 찾고, 판로를 개척해야 하니까요.”
위성사업단 소속 인원은 총 158명. CIC 체제 전환 이후 인력이나 비용 등 투입 자원은 변함이 없다. 오히려 본사의 지원에 기댈 수도 없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지난해 이 사업단의 매출은 13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성장했다. 최근 수년간 국내 위성 시장의 침체로 매년 3%대의 매출 감소세를 기록하던 것에 비하면 괄목할만한 변화다. 올해도 7%대 성장이 목표다.
권 단장은 “현재 3대 7의 비중으로 열세에 있는 해외 매출이 오는 2013년 발사되는 인공위성을 계기로 국내 매출액을 추월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올해부터 아프리카, 중동 등 세계 각지로 보폭을 넓혀 나가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위성 서비스의 경제성 저하 문제에 대해서는 “광케이블과 위성은 상보적 관계”라며 “방송 등 단방향성 서비스나 수신자가 다수인 경우는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라우터 등 각종 장비의 구축이나 케이블의 포설이 필요 없어, 위성 서비스가 훨씬 경제적이다”고 말했다.
또 이번 종합편성 사업자 선정과 관련, 권 단장은 “기본적으로 종편도 일종의 방송프로그램 제공업체(PP)가 더 늘어나는 것으로 본다”며 “어떤 형태로든 새로운 미디어 수요가 생긴 만큼, 국내 시장에서의 위성 서비스 역시 일정 부분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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